중국대륙을 개방화로 이끈 부도옹(不倒翁) 덩샤오핑(鄧小平)은 개방당시 자본주의의 해악론을 주장하는 보수파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보수파의 주장은 문을 열 경우 해충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덩샤오핑은 이에대해 방충망을 치면 된다고 맞받아 쳤다.
 이른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 그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져 중국을 개방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노무현 당선자의 최대 화두인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앞두고 충남북 인접지역 일대에 부동산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 정부는 천안, 대전, 청주, 청원, 보은 등 충청권 일대를 부동산 투기 특별감시지역으로 지정하고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으나 벌써 후보지 일대에 땅값, 아파트값이 들먹거리고 있다.
 아무리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 해도 그 안엔 순기능만 따라오는게 아니다. 순기능과 더불어 반갑지 않은 역기능이 짝을 짓기라도 하듯 몰려오게 마련이다. 어떤 제도를 개선하면 거기에 따른 문제점이 또 파생하게 된다. 어찌보면 역사란 개선의 악순환이다.
 그렇다고 역기능이 무서워 큰 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 덩샤오핑의 방충망론처럼 부동산 투기의 해충을 막아내기만 하면 그만이다. 개인의 재산도 보호해야 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동산 거래를 일일히 감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가 대사에선 비켜갈 수도 없는 명제다.
 당국의 감시와 투기꾼의 술래잡기식 게임도 일면 예견되지만 국민 각자가 심정적으로 땅만은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는 '토지 공개념'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투기 파장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땅이란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공간이다. 사람은 하루도 땅을 밟지 않고는 살 수 없다. 펄벅의 대지(大地)처럼 땅은 인류의 어머니와 같은 것이요, 생산의 공간이요, 종당에는 돌아가 묻힐 곳이다.
 한정된 삶의 공간에 이리저리 수도없이 금을 그어놓고 내땅이다 네땅이다 왈가왈부하며 소유권, 통행권, 경작권 등을 내세우면서 용도를 특정인에게 못박아 놓는다면 인간사회는 말할 것 없이 각박해지고 토지행정이나 교통행정은 마비상태에 이를 것이다.
개인의 재산은 인정하되 어느 부분에서는 심정적으로 땅을 공유하는 '토지 공개념'을 정착시켜야지 투기의 대상으로 왜곡하거나 소유개념으로만 국한하면 이늘 둘러싼 갈등은 물론이고 정책추진에 걸림돌이상의 지뢰로 작용할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1백만년으로 잡고 특정인의 토지소유기간을 한 세대 30년 정도로 추산한다면 1백만년 동안 땅의 주인은 약 3만3천3백번 정도 바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간의 수명은 유한한데 토지소유의 기간은 이처럼 짧은 것이니 긴 역사의 호흡아래서 볼때 땅을 되치기 하여 얼마간의 이익을 챙기는 시시콜콜한 인간사는 참으로 허망한 것이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말미암아 여기저기서 졸부들이 수도없이 생겨났다. 거상 임상옥이나 허생처럼 번 돈을 사회에게 환원하는, 부(富)에 대한 철학없이 하루아침에 돈 벼락을 맞으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더 불행해지는 수가 흔히 발생한다.
 재화는 삶의 의욕이나 과도한 물욕은 패망의 지름길이다. 이를 깨닫는다면 부질없는 땅 투기는 사라질텐데 속인의 욕망으로선 그런 자제가 어려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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