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속담에 평화를 유지하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일찍이 전쟁의 목적은 평화에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이번 전쟁과 관련, 비슷한 발언을 했다.
 전세계인들의 상당수가 반대하는 전쟁을 강행하려 들면서도 부시는 악의 축을 제거해야 세계평화가 보장될 수 있다며 명분을 그럴싸하게 에둘러댔다.
 국제사회에서 일처리를 함에 있어 전쟁이 합리적인 수단이 되지 못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왜냐 하면 전쟁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승리가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미국의 J.F 케네디대통령도 전쟁은 결과적으로 분쟁의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될수 없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전쟁과 평화는 개념상 정반대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표현은 항상 극과 극을 자유롭게 넘나들어 아이러니의 극치를 느끼게 한다.
 반면 장콕토는 개가 벼룩을 털듯 지구가 인간을 털어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바로 전쟁이라며 묘한 정의를 내렸다.
 영국의 경제학자 멜서스도 그의 저서 인구론을 통해 빈곤과 악덕의 근원은 과잉인구에 있다고 전제, 인구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활용되는 전쟁과 기근 질병 등은 필요악 일 수 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7일 자국민을 상대로 한 대국민 담화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48시간의 최후 통첩을 통보함에 따라 이라크와 미국간의 전쟁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화와 협상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유엔의 결정마저도 무시하며 미국은, 부시는 왜 그토록 전쟁을 강행하려 드는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사람들은 일을 도모함에 있어 대의명분을 중요시 여긴다.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인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허나 대의명분의 이면에는 계산과 실리라는 보이지 않는 알토란들이 웅크리고 있다.
 부시도 알카에다 조직을 숨겨주고 대량 살상무기를 은닉했다는 이유로 지목한 뒤 악의 축의 하나인 이라크를 응징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나 한꺼풀 파고 들어가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라크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둘러싸고 프랑스와 러시아, 미국 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음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한 뒤 친미정권을 세워 안정적인 석유공급원을 확보하고 석유패권을 통한 경제지도를 다시 만들겠다는 고도의 계산을 깔고 있다는 해석도 나돌고 있다.
 지금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정상의 정점에 우뚝 서 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와야 하듯, 시간이 지나면 최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권위 또한 서서히 줄어들 것은 불멸의 이치다.
 국수대호전필망(國雖大好戰必亡)이라 했다.
 사마법의 인본 편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나라가 아무리 강대해도 전쟁을 즐기면 반드시 망하게 마련이라며 싸움을 좋아하는 나라에 무언의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이 지금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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