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6년만에 54편 작품 가려 펴내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 표지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 표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태원 시인이 지난해 여름 세 번째 시집 '감귤 하나의 저녁(문학의 전당)'을 내놓았다. 지난 2013년 두 번째 시집 '산철쭉꽃잎에 귀를 대다'를 펴낸 후 6년만이다. 김 시인은 그 동안 써온 작품 중 54편을 선별해 묶었다.

김 시인은 지난 두 번의 시집을 통해 삶의 진실에 대한 깨달음, 기억을 통한 존재의 성찰 등 서정시의 중층적 기능들을 두루 보였다.

또 폭 넓은 음역과 시적 안목의 남다른 깊이로 시작활동에 정진해 온 김 시인.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만만찮은 개성과 미학을 펼쳐 보이며 가난하거나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통해 생명의 온기를 응시하는 간절한 기원을 보여주고 있다.

해설을 쓴 이정현 문학평론가는 김 시인의 시에 대해 "소외된 존재를 향한 시인의 따뜻한 시선과 흙으로 빚은 언어는 당신과 나의 고통이 그리 다른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이 평론가는 "김태원의 시는 생명의 움직임을 줄곧 포착한다. 그 움직임은 소란스럽지 않지만 필사적이면서 질기다"며 "김 시인의 소박하고 우직한 이 질문에는 불교적인 관념과 성찰, 사랑의 미학이 깊게 내포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송찬호 시인은 "김태원의 이번 시집은 뜻이 넓고 깊은 이순의 노래"라며 "시난고난한 삶의 씨줄 날줄에 초월과 갱생의 언어를 섬세하게 직조해 넣었다"고 밝혔다.

송 시인은 "김 시인의 시구 중 '낡고 오래된 골목이 더 공손하고 따뜻하다'거나 '물은,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은 절대 욕심내는 법이 없다' 등의 빛나는 직관의 문양도 아로새겨 놓았다"고 덧붙였다.

정은오 시인도 김 시인의 시에 대해 "겨울 강변을 묵언으로 지키는 나목이요, 짝퉁과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 모든 것을 품어 안고,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너른 품을 가진 강"이라고 언급했다.

정 시인은 "감귤 하나로 그의 저녁을 접시꽃처럼 환하게 밝히며, 맵고 짜고 쓴 삶의 현장에서, 마음 다친 아내의 손을 잡고 소주 한 잔 나누며 함께 아파하는, 이 시대의 슬프고도 행복한 가장"이라며 "그가 짜는 詩의 그물은 촘촘하고 밀도가 있으며 사물과 이웃과 세상을 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신실(信實)하고 따뜻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원 시인
김태원 시인

김 시인은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1999년 전국 근로자문화예술대상 시 부문 금상을 수상하고, 2000년 '충북작가'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 회원이며 마음을 가리키는 시, 무시천(無詩川), 詩냇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글동네2002 문학대상'을 수상했고, 시집으로 '무심강변에서 일박'과 '산철쭉꽃잎에 귀를 대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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