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종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시중에 유통·판매되고 있는 우유 가격은 낙농가와 정부, 유업체가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조정한 가격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요가 넘쳐도 가격은 내리지 않는' 기현상도 큰 골칫거리다. 따라서 범 정부, 관련 기관 및 농협 등 차원의 수매 등 급한 불을 끌 만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유제품업체의 1+1 행사 등 소비 촉진과 더불어 농협 등에서도 '우유 한잔 더 마시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국민적인 소비운동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4~5월은 낙농농가들의 원유 생산이 증가하는 시기인데 학교급식 중단, 수출 감소 등 수요감소에 따른 낙농가의 위기감이 커져 우유 소비 촉진 운동의 동참이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하다.
과거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어린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일"이라고 영국 처칠 수상은 완전식품으로서 우유의 우수성을 표현했다. 우리가 먹고살기 힘들던 1970년초 163.7㎝였던 고교 2학년 남학생의 평균 신장이 2018년에는 173.2㎝로 9.5㎝나 커지는 등 청소년의 신체발달이 촉진된 것도 전반적인 영양개선 특히 우유보급이 보편화된데 힘입은 바 크다.
국내 낙농기술 수준과 낙농농협의 경영규모 발달에 따라 공급량은 늘어난 반면 그동안 증가하던 '마시는 우유' 소비량이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올해는 코로나 19로 낙농가들이 역사상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유의 수급불균형 문제는 거의 모든 낙농 선진국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문제지만 현 사태는 천재지변과 마찬가지다. 낙농업이 건강을 지켜 주는 필수산업의 하나인 만큼 정부와 범국민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낙농농가와 낙농농협 등에서는 우유의 우수성 홍보를 더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확대책을 적극 펼쳐야한다. 요구르트 치즈 등 개학이 늦어진 학생 맞춤형 유제품시장에서 국산품 비중을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수입혼합분유와 원가 차이가 있지만 국산 신선우유를 사용한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코로나 19에서 점차 벗어나는 중국 등 해외 틈새시장도 공략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생산자와 낙농단체, 유업체, 농협 및 범 정부단체가 협력해 고통을 분담하고 국내 낙농업 전체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컨센서스를 도출해야 한다.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거칠수도 있다는 각오를 되새기면서 관계자들의 힘과 지혜를 모으고 정부가 지원한다면 우리 낙농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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