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30일 현재 1천 명을 넘어섰다. 8.15. 광화문 집회 발 확진자도 300명대 후반이 되었다. 지난주 내내 일간 확진자가 300명대에서 왔다 갔다 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넘어 수도권에 대해 30일 0시부터 8일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선포해서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점의 매장 내 판매금지, 식당의 9시 이후 영업금지, 체육시설 등의 운영 중단, 학원 비대면 수업 등을 요구했다. 방역 당국은 자칫 잘못하면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며 국민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실제 최근 2주간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빨리 3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후속결과를 생각하면 함부로 갈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는 정부의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2주 전부터 온라인으로 예배드린다. 대부분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회가 이를 거부하고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탄압한다고 주장한다. 벌금을 내더라도 대면 예배를 중단하지 못한다고 해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대면 예배를 피해야 할 텐데,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교회 사정에 따라 온라인예배가 어려운 예도 있다. 모여서 예배드리고 교제함으로써 신앙심을 고양하는 것도 맞다. 그런데 모이면 감염될 우려가 더욱 커지는데, 어쩔 것인가. 나도 교회에서 13년간 실시해 오던 교리공부 소모임을 6개월 이상 못하고 있다. 서로 보호하기 위해 방역지침을 따라야 한다.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이 기독교의 가장 큰 계명 아닌가. 대면 예배 만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웃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 서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인지 자문해 봐야 한다. 영과 진리로 예배드리라고 했지, 반드시 모여서 드리라는 어떤 성경 구절도 없다. 일각에서는 헌금 때문에 대면 예배를 고집한다고 비아냥거리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낀다.

'목숨보다 더 소중한 예배'를 주장하는 목회자들의 주장은 맞다. 그만큼 기독교에서 예배는 소중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서로를 보호하면서 영과 진리로 예배드릴 수 있을지 강구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발병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개신교의 교단에서 체계적인 대응책을 토론하고 결론지어 개별 교회에 알려주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어차피 21세기 AI 시대에 예전처럼 모이는 것만 강조할 수도 없다. 새로운 예배방식, 새로운 교육 방법론을 개발하지 않으면 어렵다. 항차, 국가적인 위난을 당해 자신들은 다른 방안을 구하지 않고 정부 당국을 원망이나 하고 있다가는 교회 자체도 어떻게 존립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 재확산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기독교를 참칭하는 자들이 중요한 감염원이 되고 있다. 기독교는 이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그대로 할 수 없다고 불평만 해서는 안 된다. 불편하더라도 모이지 않기, 손 씻고 소독하기, 마스크 쓰기, 삼밀(三密) 회피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을 잘 따름은 물론, 사회에 본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기 위해 타인을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를 한다면 이는 종교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과연 예수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유재풍 변호사
유재풍 변호사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기본권은 타인의 권리를 해치면서 누릴 수 없다. 신앙의 자유는 불가침이지만, 종교 행위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

어느 목회자가 그랬다. "마스크를 쓰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것, 손을 자주 씻으라는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것, 사람과 거리두기 하라는 것은 자연과 가까이하라는 것, 대면 예배를 금하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것, 집합을 금하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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