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선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벌써 아이가 7살이 됐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정신없이 지났는데 내년엔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그래도 마냥 넋 놓을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학부모가 돼야 할 때가 왔으니 말이다. 제법 많은 기간 초등 강사로서 재직해왔기에 사실 따로 준비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학부모라면 누구나 새로운 교육내용이 생겨날 수 있으니 언제든 새 교육과정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서도 가을이 되고 나서는 초등연계 입학준비를 시작했다. 이미 가정에서는 연산 과정을 3년 전부터 꾸준하게 하고 있었고 받아쓰기도 한 달 전부터 시작한 터였다. 유치원에서 10월 들어 일주일에 한 번 받아쓰기를 보기 위해 연습할 수 있는 단어장을 내주셨고 수학 계산력 책도 숙제처럼 풀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 번씩 보내주셨다. 덕분에 아이는 숙제의 개념을 착실히 이행 중이고 받아쓰기를 준비하며 자신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알게 됐고 알림장을 통해 자신의 할 일을 한 번 더 챙길 수 있는 준비성도 기를 수 있게 됐다.

물론 예비 초등들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은 학교에 가는 일상이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나 수학, 받아쓰기는 부모님들이 함께 해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학교 내에서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을 활용하고 등교, 하원을 하는 일은 아이 스스로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유치원 안에서의 생활과 다르게 등교시간이 더 빠르고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이 나뉘어 있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은 급식실이 따로 운영되고 있어서 점심에는 급식실로 가서 밥을 먹느라 초등학교와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곳도 많으니 이 점도 아이들에게 꼭 미리 알려줘야 한다. 또한 전체적인 학교생활의 패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미리 알려주어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초등1학년에게 가장 힘든 일이 바로 받아쓰기인데 대체로 1학년 1학기 초반에는 쉬운 단어들 위주지만 급수가 올라갈수록 문장이 길어지고 문장부호가 생겨서 아이들과 제대로 받아쓰기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특히나 맞벌이 부부이거나 다자녀인 가정에서는 굉장히 힘들어 해서 아이들의 받아쓰기를 학원에서 준비해주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건 말로 하기보다 쓰기로 대체하기를 권해본다. 하루에 3번씩 쓰고 받아쓰기 1번 보기를 매일 반복하는 것! 처음에는 단어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은 일주일 만에 뚝딱 되는 것이 아니다. 길게는 몇 달을 지켜봐야 하는 아주 긴 레이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과목은 국어, 수학, 통합까지 총 3가지 책이 있는데 아마도 예비초등부모님들에게 가장 어색한 책이 바로 통합! 부모 세대들에게는 즐거운생활, 슬기로운생활, 바른생활 책을 한 권으로 묶었다고 생각하면 되고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4가지 계절에 따라 나온다. 통합 책은 대부분 주제별로 2개 이상의 교과가 통합되어 분량이 많아 2~3시간씩 수업을 엮어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적응을 비롯해서 학교 책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니 개인적으로 나는 아이들의 놀이 학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학에서 연산을 꾸준하게 해주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리해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체적인 수학교육이 골고루 선행된다면 모를까 연산만 선행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수학적 레벨이 무조건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연산, 도형, 측정, 규칙 등의 전반적인 수학적 레벨을 같이 올려주어야 다음 학년으로의 선행이 훨씬 더 수월하다는 점! 또한 수학이 제대로 선행되기 위해서는 국어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 지금 예비초등학부모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읽기와 쓰기! '학교 들어가서 배우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전반적인 교육과정에 한글이 기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 예비 초등 준비를 위해 꾸준하게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또 생각하며 오랜 시간 초등 강사 일을 해왔다. 지금의 준비과정을 거쳐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뭔가 뭉클한 기분도 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준비기간 동안에 또 예비 초등 부모로 더 많은 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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