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전하현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오는 4월 7일 보은군에서는 지난 2018년 제7회 동시지방선거이래로 충북도의회의원에 대한 두 번째 재선거가 실시된다. 당선자들의 잇따른 당선무효로 선거구민들은 선거에 대한 의문을 품고 한편으로는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렬히 기대하고 바라던 것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나아가 실망시켰을 때 우리는 좌절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어 더 나은 결과를 선보이기도 한다.

정치학에서 종종 '민주주의는 최선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제도'라는 표현을 한다. 여기에는 민주주의가 항상 누구나 만족하는 최고의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결과가 일부에 의한 것이 아닌 선거라는 공정한 제도 아래 이루어진 것이며, 그 제도 역시 무결하게 관리될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돼 있다.

유권자들에게 이번 재선거는 어떤 면에서 위의 믿음에 대한 일종의 배신일 것이다. 많은 유권자가 정치후원금 기부, 정책선거 참여 등 깨끗한 정치문화 조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소박한 희망을 담아 기꺼이 투표에 참여했다. 하지만 일부의 그릇된 행위가 유권자들을 실망시켰고, 또다시 많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 재선거를 실시하게 됐다.

유권자들은 지금의 상황이 많이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 실망감에 자책하며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혼탁선거, 금권선거 등 실망스런 상황을 바꾸는 것 역시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선거의 힘이고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전하현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전하현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누구나 헤매고 넘어진다. 결국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한번 더 일어서는 의지와 믿음이다. 민주주의라는 제도 역시 실수와 아픔을 겪어가며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에 대한 유권자의 열망과 그 시작을 위한 소중한 한 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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