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지난 겨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으로 평년보다 유독 춥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이상 지속되자 국민들은 막상 봄을 반기기는 커녕 허탈한 마음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는 예년보다 10여 일 일찍 벚꽃과 산수유, 진달래 등 봄꽃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트려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봄이 주는 따뜻한 기운을 느끼지 못한다. 지난 2월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는데도 전국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자인 한 자영업자는 '봄이 왔지만 봄 같이 않다'는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올해처럼 새삼 마음에 와닿은 적이 없다고 넋두리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만3천88명으로 전날보다 506명 늘었다. 최근 1주일간 300~500명대를 오르내리는 등 확진자수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이후 소강 상태를 보인 충북은 최근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소규모 집단 감염이 속출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3일 6명을 시작으로 24일 17명, 25일 13명에 이어 26일에는 3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27~31일까지 16명, 12명, 17명, 16명, 21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졌다.

도 관계자는 "전체 감염자 2천190명(31일 현재)의 70%가 실업 경기팀, 사업장, 교회, 외국인 숙소, 노인요양원, 목욕탕 등 집단 감염과 관련돼 개인과 시설 관리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충북의 소규모 집단 감염은 지난달 24일 청주 SK호크스 핸드볼팀 22명으로 시작됐다. 이어 25일에는 증평 소재 교회에서 28명이 발생했다. 26일에는 청주시 흥덕구 소속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구청 직원 300여 명이 진단 검사를 받았다. 28일에는 보은 한화 사업장에서 청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원과 가족이 양성 판정을 받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 800여 명을 전수 조사 중이다.

특히 청주 소재 한 학원에서 10대 확진자가 나와 청주, 증평, 음성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30곳이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생과 가족, 학원 강사 등 학원발 n차 감염이 발생하자 청주지역 학원과 교습소 강사 등을 대상으로 오는 4일까지 선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충북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기, 모임 자제, 환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이겨내려면 백신 접종 밖에 없다고 말한다. 계획한 연말까지는 어려울 듯 싶지만 집단 면역이 완성될 때까지 정부의 방역 대책과 백신 접종에 적극 협조하자. 그래야 내년 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