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남윤희 충북도의회 의사팀장

"뛰어난 구두수선공이 되려면 구두를 잘 만드는 법만 알아서는 부족하다. 그보다 먼저 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의 말이다. 뛰어난 도민이 되려면 법과 제도를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감시되는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즉 세금의 쓰임새를 감시하는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일이 곧 '발'을 제대로 아는 일이다

충북도의회가 도와 도교육청에 대한 결산검사에 착수한다. 결산이란 한 해 동안 집행기관의 수입과 지출을 계수로 확정하는 절차다. 예산이 예정적 계수라면 결산은 확정적 계수인 셈이다. 결산검사는 4월 19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 검사위원은 이숙애 대표위원을 비롯해 심기보·이상정 등 도의원 3명과 재정 및 회계분야 전문가 2명을 포함해 총 9명이다.

매년 도의회는 도와 도교육청의 1년 동안의 살림살이를 정리한 결산서를 제출받아 검사한다. 두 기관의 1년 예산은 이미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추계(推計)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후 도의회의 검사가 필요하다. 돋보기를 든 도의원들과 회계분야 전문가들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낭비사례는 없는 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세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막고 지방자치단체 운영을 더 튼실하게 하기 위해서다.

결산검사 대상은 2020회계연도 결산개요와 세입·세출결산, 재무제표 및 성과보고서, 금고의 결산 등이다. 검사과정에서 잘못 집행한 예산은 다음해 사업의 심사기준이 되기 때문에 철저한 심사를 거친다. 검사가 완료되면 10일 이내에 의견서를 첨부해 집행기관에 통보한다. 검사과정에서 발견된 오류사항은 집행기관이 시정한 뒤 도의회에 승인을 요청한다.

도의회가 6월 정례회에서 승인하면 비로소 한해 예산주기가 마무리 된다. 결산은 일련의 절차를 거치면서 다음해 예산편성과 심의자료로 활용된다. 결산은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예산집행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해제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또 두 기관이 예산집행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는가 하면 살림살이에 대해 도민에게 보고하고 공개하는 의미도 갖는다.

남윤희 충북도의회 의사팀장
남윤희 충북도의회 의사팀장

구두수선을 맡길 때 우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기에 수선과정을 이해하고 돈을 지불한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지방의회는 도민의 세금이 쓰임새에 맞게 쓰이는지 잘 살펴야 하고 궁극적으로 지방의회가 일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도민들은 지켜봐야 한다.

충북도의회는 앞으로 예산의 편성에서 심의, 집행에서 결산, 그리고 그 결과를 감안한 다음연도 예산편성까지 도민의 세금이 한 푼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할 것이다. 건강한 지방자치제의 마지막 보루는 언제나 지방의회여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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