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충북의 곤충사육 농가와 판매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충북도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곤충사육 신고 농가와 업체는 252곳이다. 전국 사육농가의 8.8% 점유율로 그 전년도보다 11.5%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사육농가의 판매액도 매년 증가해서 2013년 2억원 정도에서 2020년에는 51억 6천300만원으로 가파른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사육하는 곤충은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동애등에, 갈색거저리, 귀뚜라미 등인데 식용 가능한 것으로 가공하기 위한 것, 자연학습용, 반려동물 등의 먹이로 활용된다고 한다.

충북 곤충산업이 매년 성장하는 것은 특화 육성한 결과로서 2019년 12월 건립된 곤충종자보급센터의 성과로 해석된다. 이 센터는 충북농업기술원내에 설치되어 우수한 곤충종자를 연구해서 전국으로 보급하고 있다.

충북도의 이런 노력을 반영해서인지 충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올해 고용우수기업과 청년창업 우수기업에 선정된 기업 중에도 곤충을 가공하는 기업이 각각 선발됐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곤충은 인간 주변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공존해왔다. 인간이 멸종한 이후에도 지구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곤충이라는 의견도 있다.

곤충에게는 배울 점도 은근히 많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 개미를 주로 연구하고 있는 석학이다. 원래 동물행동학을 연구한 분이지만 개미를 주 연구대상으로 했기에 '개미박사', '행크 핌', '앤트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분이다. 우리나라에 '통섭(Consilience : the unity of knowledge)'이라는 연구방법론을 소개한 분이기도 하다. 여러 방송이나 강연을 통해 개미의 생태를 소개하고 인간사회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일례로 나뭇잎을 잘라 개미집에 모아두고 버섯을 재배하는 '잎꾼개미'의 이야기, 다른 종의 개미를 잡아와 노예로 부리는 개미 등이 기억에 남는다. 진딧물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를 쫒아주고 진딧물이 제공하는 달콤한 즙을 얻어먹는 개미와의 공생 등이 그런 사례다.

우리는 곤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곤충은 기후변화의 지표이며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대변해주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새로운 산업의 한 분야가 되어가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청년창업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굼벵이를 사육한다. 사육한 굼벵이는 애견용 간식으로 가공된다. 아직은 창업초기라 지난 해 매출은 3억 초반이지만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더구나 교육청과 협력해서 곤충 체험농장을 제공하고 있고, 청년창업실습장을 제공해서 창업지도를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바람직한 사업형태로 성장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곤충산업에서 가장 각광받는 것이 '동애등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곤충산업 실태조사' 결과는 이런 사실을 입증한다.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에'는 지난 4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지난 2017년 8억원에서, 2018년 22억원, 2019년 6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93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고용우수기업에 선정된 기업이 '동애등에'를 가공하고 있다. 사육장을 별도로 마련하고 애벌레를 건조가공해서 반려동물 먹이로 판매하고 있다. 연구원 출신의 대표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애벌레에서 콜라겐을 추출하여 기능성 화장품으로 가공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용우수기업 선정과정은 신청기업에 대한 1차 서류평가, 2차 현장평가, 3차 선정위원회 등 세 단계를 거친다. 현장평가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심사표에 근거한 여러 지표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회사의 분위기다.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얼마나 자유로운가, 의사소통의 방법은 수평적인가 등 장기근속의 중요한 요소가 분위기 속에 녹아있는가를 확인한다.

물론 대표자의 관리능력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겠지만 이번 선정된 기업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수평적이며 자유로운 근무환경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추측컨대 곤충의 생태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그들이 얼마나 자연법칙에 따라 순응하며 살고 있는 점, 기생과 공생이라는 냉혹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 등을 알게 됨으로써 사회생활에 임하는 태도도 그와 비슷하게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조금 비약일까.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어쨌든 충북의 곤충산업은 충북경제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3%보다 월등히 높은 8.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보다 면밀히 곤충산업의 실태를 들여다보고 보완하고 뒷받침해야할 부분을 찾았으면 한다. 단순히 사육농가의 수가 늘어나는 것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분야의 기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도와 기업진흥원에서 곤충산업에 특화한 지원사업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곤충사육체험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으로 미래엔 다 함께 상생하는 사회분기가 만들어 질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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