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이어 이종배 의원까지 '얼굴 알리기' 분주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영향… 서로 '적임자' 강조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을 노리는 지역 정치인들이 언론 간담회를 자청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종배
이종배

도당위원장 후보로 등록한 이종배(64·충주) 국회의원은 21일 도청에서 정치부 기자들을 만나 위원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후보 등록 후 보도자료를 내서 출마 소견을 밝혔으나 이날은 직접 얼굴을 비쳤다.

그는 "공천 혁신을 통해 공천권을 대폭 당원과 주민들에게 이양, 그들이 원하는 후보를 내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사, 시장, 군수 8석 이상을 획득하고, 지방의원은 60~70%를 차지하겠다"고 자신했다.

같은 날 후보등록을 마친 정우택(68) 흥덕구 당협위원장은 전날 먼저 도청 기자실을 찾았다.

정우택
정우택

정 위원장은 "청주시의원을 중심으로 3번이나 절박한 요청이 있었고, 분열된 당내 분위기를 다잡아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반면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도당위원장으로 지방선거의 디딤돌 역할을 하려는 것일 뿐이지 앞으로의 계획(도지사, 총선)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후보로 등록한 박한석(49) 도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출마 선언까지 했다.

박한석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수석대변인
박한석 수석대변인

박 대변인은 "도당위원장을 맡아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선봉장이 되겠다"며 "위원장이 되면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는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후보군의 분주한 움직임은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 의원과 정 위원장은 충북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이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적 구도를 만들면 그만큼 도지사 공천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당사자에겐 도당위원장 자리가 필수적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경선이 15년 만에 치러진다는 점도 관심사가 됐다.

한나라당 시절인 2006년 한대수 전 청주시장이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 줄곧 합의추대 방식으로 위원장을 뽑은 후 처음이다.

오랜만에 이뤄진 경선을 호재 삼아 지역 관심을 유도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당의 한 관계자는 "도당위원장 선출에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며 "흥행몰이로 내년 대선과 지선까지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도당은 23일 온라인 도당대회를 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바일 투표를 통해 차기 도당위원장을 선출한다. 모바일 투표에는 대의원 60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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