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 의미 찾아 떠나는 행려(行旅)의 팍팍한 발걸음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전영학 소설가가 두 번째 단편집 '시(詩)를 팔다'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에는 첫 소설집 '파과' 이후 새로 발표한 단편 11편을 담았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존재의 의미, 그것은 진부하지만 무시할 수도 없는 화두 가운데 하나다.

전 소설가는 "나의 소설 테마는 내가 알 수 없는, 해결할 수도 없을 것 같은, 그 무엇을 찾기 위함에 매달려 있었다"며 "더 먼 아득한 지평선 끝이나, 오묘하고 비밀스러운 하늘 모퉁이 어디쯤에서라도 혹 보이는게 없을까? 그러나 그것을 어찌 찾을 수 있겠는가"라며 산을 오르던 일을 그만뒀다. 자신의 '찾기' 노력이 허망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삶을 낙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무시하시도 않는다. 여기에서 그의 소설은 출발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이 모든 것을 걸머메고 '절대 선'을 찾아가는 행려(行旅)임을 자처한다.

발걸음 앞에는 도처에 사막 같은 척박함이 도사리고 있다. 목숨을 부지하고 있기에 멈출 수도 없다. 때로 눈물을 말리는 고혼(孤魂)의 울림이 있다 해도 그건 한낱 치장으로 인식된다.

전 소설가는 "이제 평지에서 우리의 아기자기한 삶, 그러면서 바람과 뇌우가 울부짖기도 하는 그 속을 '울고 웃고'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두영 문학평론가는 "전영학의 소설은 여러가지 요소들이 중층적으로 결합해 소설을 모호함의 영역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그의 문장은 사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시의 문장에 훨씬 더 가깝고 모호함을 한껏 뿜어내는 소설의 문장이 큰 역할을 한다"고 평하고 있다.

전 소설가는 충주에서 태어나 충북대 재학 시절 창문학동인회에서 창작을 시작했고, 영남대문화상 수상,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전영학 소설가

제천고, 제천여고, 충북사대부고 등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한국교육신문 현상문예, 공무원문예대전 등에 단편소설을 출품해 입상하기도 했다.

사행 동인,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충북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소설집 '파과', 장편소설 '을의 노래', '표식 애니멀', 수필집 '솔뜰에서 커피 한 잔'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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