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공급이 끊겨 말라 있는 수로와 논바닥.
농업용수 공급이 끊겨 말라 있는 수로와 논바닥.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양수장의 배전반이 불에 타 펌프 가동이 중단되면서 충주시 단월동과 달천동 일부 논에 6일 동안이나 농업용수 공급이 끊겨 농업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를 놓고 이 지역 농업인들은 농어촌공사의 무성의한 늑장 대응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9일 한국농어촌공사충주제천단양지사와 달천·단월동 농업인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곳에 설치된 양수장의 배전반이 불에 타면서 펌프 가동이 중단돼 이날 오전까지 6일동안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됐다.

농업인들은 지난 14일 배전반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농어촌공사 관계자에게 알렸지만 농어촌공사 측은 휴일이라는 이유로 현장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수로감시원으로부터)전기가 떨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좋은 상태가 아닌 줄은 알았지만 당장 물(공급)은 이상이 없을 것으로 알았다"며 "화요일에 출근해 펌프 2대 중 1대를 돌리는 배전반이 고장난 것을 확인하고 전기 기사에게 수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농업인들은 "이 양수장은 30여년 정도 된 노후된 시설로 24시간 풀가동하다 보니 그동안 잦은 고장이 발생했지만 농어촌공사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근본적인 수리나 교체를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농어촌공사의 늑장대응으로 1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6일동안 농업용수 공급이 끊기면서 이 지역 논바닥은 완전히 말라있는 상태다.

이 지역 농업인들은 추수기를 앞두고 논에 물 공급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물 공급이 끊기면서 벼 생산량이나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까 봐 가슴을 졸이고 있다.

농업인 김모(62)씨는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농업용수 공급이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정작 시설을 책임지고 있는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휴일이라는 이유로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농어촌공사의 무성의함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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