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곳곳에서 희망 전하는 하은영 작가
충북대병원 곳곳에서 희망 전하는 하은영 작가
  • 이지효 기자
  • 승인 2021.09.2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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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지며 자연의 섭리·질서 느껴… 작품 보며 힐링 느끼고 마음의 평화를
청주공예비엔날레 공예마켓도 참가 중
하은영 작가. / 이지효
하은영 작가.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아픈 사람들이 찾는 충북대학교병원 곳곳에 마음의 평화를 전해주는 작품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대병원 본관 로비를 비롯해 진료 대기석 앞, 간절한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긴박한 장소에 걸려있는 자연을 담은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전공을 하고 현재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면서 작가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하은영(58) 작가의 작품 20여점이다.

철저히 사생(寫生 실물이나 경치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으로 작품을 해온 하 작가는 현장에서 보고 느낀 사물을 오감으로 느껴 쏟아낸다.

하 작가는 "저의 작품을 보면 정확히 몇년도인지 기억은 안나도 당시의 바람, 느낌을 알 수 있다"며 "붓이 찰나 찰나의 움직임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하 작가의 작품은 바라보면 바라볼 수록 묘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하 작가가 설명한대로 사물이 움직이는 하나하나를 화폭에 그대로 옮겼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하 작가가 꽃에 천착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은 생동감 있는 사슴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사생을 하다보니 움직이는 사슴은 그리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가만히 그 곳을 바라보니 꽃이 있는 거에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른 나뭇가지도 그 속에 법칙이 있고 질서가 있지요. 그런 것들이 세상에 있는 한 외롭지 않을 것이다 생각했죠. 함께 살아가고 있잖아요."

하 작가는 한때 화면 가득히 채색해 색을 많이 썼다가 점차 색을 빼면서 없어지는 시점이 생겼단다.

"지난 시절 이것저것 많이 담고 싶은 욕심에 색을 많이 썼었죠. 그런데 이후 하나씩 버리면서 마음을 비웠어요. 바로 인생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사생했던 하 작가는 살아있는 꽃을 그리기 위해 따가운 햇볕과 고군분투하며 아픔을 겪기도 했다.

"꽃이 피는 장소는 햇빛이 내리쬐는 밝은 곳이잖아요. 꽃이 있는 곳은 그늘이 없어요. 내리쬐는 햇빝으로 눈에 실핏줄이 터지는 고통을 겪기도 했어요. 꽃이 피고 지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의 섭리를 느끼고 자연의 질서를 느끼게 됐어요."

10회 이상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해온 하 작가는 2019년 청주공예비엔날레 공예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다.

2019년에 이어 오는 27일까지 2021년 청주공예비엔날레 공예마켓도 참여중이다. 지난회차에는 나무 꽃상자를, 올해는 그녀의 꽃들이 담긴 머그컵을 만날 수 있다.

"비싼 가격에 한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는 작품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는 작품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손 안으로 그림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핸드 페인팅 작품입니다."

하은영 작 여름들판180cmx90cm 장지에 선묘채색 2016
하은영 작 여름들판180cmx90cm 장지에 선묘채색 2016

하 작가는 2018년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올해 초 어머니 곁으로 간 아버지를 간병 하면서 한땀 한땀 바느질을 통해 찔레꽃과 동백꽃을 만들어 꽃에 대한 생각과 꽃을 찾기 위해 나섰던 시간들, 그러면서 꽃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시간들을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충북대병원에 전시돼 있는 작품들은 하 작가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그렸던 작품들이다.

하 작가는 "올 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충대병원에서 연락이 와 '아버지가 보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힘들 때 버티게 했던 그림들이 이제 나를 살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 작가는 앞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늘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작업할 때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 실천할 때 인것 같습니다."

삶의 욕심에서 하나씩 비워가며 삶의 의미를 찾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하 작가의 작품 속에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충북대병원은 하 작가의 작품이 담긴 굿즈(찻잔세트) 제작도 계획하고 있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꽃이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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