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km 구간 변경·하루 3회 시간제한에 발목… 업체, 시에 조정 요구

지난해 9월 24일 충북 충주 탄금호에 취항한 국내 첫 친환경 전기유람선 ‘탄금호 일렉트릭’ 모습. /충주시
지난해 9월 24일 충북 충주 탄금호에 취항한 국내 첫 친환경 전기유람선 ‘탄금호 일렉트릭’ 모습. /충주시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 탄금호에서 유람선을 운항 중인 코리아크루즈가 "충주시의 운항구간과 운항시간 제한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에 공문을 통해 조정을 요구했다.

22일 충주시와 코리아크루즈에 따르면 탄금호유람선은 지난해 9월 24일 취항식을 갖고 운항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5개월여 동안 총 3천500명 정도가 탑승했다.

70인승인 이 유람선은 운항 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과 11월에만 겨우 정상 운항했을 뿐 현재는 주말에 30∼40명 정도가 승선하고 평일에는 승선객이 없어 정상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유람선은 운항 시작 당시부터 운항구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시는 애초 이 유람선을 세계무술공원과 용섬을 거쳐 충주호체험관광지까지 왕복 11㎞를 운항토록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계무술공원에 유람선 승선을 위한 계류장과 매표소까지 설치해 놓았다.

그러나 취항을 앞두고 "우륵대교 인근의 수심이 얕아 유람선 운항이 불가하고 조정지댐 인근 역시 충주시와 수자원공사가 안전구역으로 지정한 곳이기 때문에 운항이 불가하다"며 조정경기장 인근에 마련된 선착장에서 조정 중계도로 끝지점까지 불과 2.5㎞ 정도를 왕복하도록 운항구간을 변경했다.

또 "탄금호조정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조정선수들에게 지장을 주면 안된다는 이유로 유람선 운항시간을 제한해 이 유람선은 오전 11시 20분과 낮 12시 30분, 오후 6시 3회만 운항하고 있다.

이처럼 운항구간이 짧아 볼거리가 없는데다 운항시간마저 제한되다 보니 승선객이 없어 정상 운항이 어렵다는 게 업체 측의 주장이다.

업체 측은 승선객 부족에 따른 적자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람선 관계자는 "시가 처음에 수심을 체크한 뒤 중앙탑에서 탄금대까지 운항하도록 허가했고 우리는 해당 지역 하천점용허가에 따른 비용도 매년 400만원씩 냈다"며 "운항을 앞둔 시점에서 뒤늦게 우륵대교 인근 수심이 얕다고 밝힌 것은 애초에 자신들이 수심 체크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나라에서 운항시간을 제한받으면서 운항하는 곳은 우리 밖에 없다"며 "애초에 시가 운항시간(제한)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 유람선을 운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운항구간과 시간대 조정이 안된다면 법리적인 문제까지 검토하겠다"며 소송 방침까지 밝혔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애초에 우륵대교 인근의 수심 체크 여부에 대해서는 새로 업무를 맡아 잘 모르겠다"며 "업체가 건의한 운항구간과 운항시간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 등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시민 박모(47) 씨는 "이같은 상황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충주라이트월드 사태와 마찬가지로 시가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실적만 내세워 관광시설 유치에 나선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탄금호유람선 운항을 지원하기 위해 계류장과 매표소 설치, 유지관리 등을 위해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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