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뽑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의 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두고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여론조사 또한 오차범위 내 접전을 거듭하며 지지도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역대급 박빙의 승부 속에서 지난 주말의 사전투표도 전국 평균 36.9%라는 역대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5천만 국민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에 주목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가 잊어버린 게 하나 있다.

바로 3달도 채 남지 않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이다.

아무리 정당의 존재 이유가 정권 획득이라고는 하나, 지방선거 역시 대선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중앙당의 대선 '올인' 지시에 지방선거가 100일도 안 남았음에도 출마자들이 실종됐다.

지난달부터 시·도지사, 시·도의원, 구·시의원 및 장의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가능해졌다.

충북도내에서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한 감투는 100개가 넘는데, 지금까지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사람은 단 8명뿐이다.

예비 주자들이 공천권을 쥐고 흔드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대선만 생각하는 중앙당의 눈치를 보느라 감히 예비후보 등록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와 인맥, 경험 등에서 앞서는 현역들은 괜찮을지 몰라도, 당찬 포부를 안고 첫 선거를 준비하는 청년들은 상황이 다르다.

선거에서는 하루하루가 중요한데, 공천 확답도 없이 대선에만 집중하라고 하면 청년들이 정말 자기 선거처럼 뛸 수 있을까.

선거사무소를 차리거나 현수막을 거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예비후보 등록 정도는 마음 편히 할 수 있게 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을 대변하겠다, 청년의 아픔을 나누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또 선거철마다 공천에서 청년 비례, 청년 가산점 등을 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청년 정치 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제대로 된 한 번의 기회다.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며칠 전 청주를 방문해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던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는 청주시자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은섭 예비후보에게 발언권을 줬다.

진보당이 원외 군소정당이기에 큰 홍보 효과는 없었을지라도,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라면 어땠을까.

두 정당을 향한 '정치 독점 기득권 양당'이라는 지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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