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이어 신용한도… 박경국 "부당한 경선 개입"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예비후보(왼쪽)와 같은 당 김승룡 옥천군수 예비후보(가운데), 박덕흠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김승룡 예비후보 페이스북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예비후보(왼쪽)와 같은 당 김승룡 옥천군수 예비후보(가운데), 박덕흠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김승룡 예비후보 페이스북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충북지사 선거를 앞두고 '외부 정치인' 영입과 출마로 국민의힘의 내홍이 심상치 않다.

국민의힘 충북권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의 요청으로 4선 의원을 지낸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당내 충북지사 경선에 등판한 후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의 도내 행보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가세하면서 경선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충북지사 예비후보인 박경국 전 차관은 6일 성명에서 "오늘 박덕흠 의원이 자신의 영동군 연락사무소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와 당원 100여명을 불러 모아 김영환 전 장관과 만남을 주선했다"며 "박덕흠·엄태영·이종배 의원은 부당한 경선 개입에 대해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의원의 노골적 경선 개입은 불편부당한 경선을 바라는 당원과 도민의 기대를 저버린 폭거"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놓고 당원과 출마 예정자들을 특정 후보에게 줄 세우는 상황을 목도하고도 경선 들러리를 서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차관의 이런 발언은 최근 그가 청주시장 선거로 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까지 자신의 청주시장 출마설을 일축했었다.

김 전 장관과 함께 '외부인'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전 의원도 이날 김 전 장관을 향해 칼날을 겨눴다.

충북 북부권 공략에 나선 이 전 의원은 제천시와 충주시를 잇달아 방문하고 김 전 의원을 '필패 카드'라고 혹평했다.

그는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꼴찌를 하니까 갑자기 충북으로 오는 것은 우리 지역을 핫바지로 우습게 보는 것이며, 예의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충북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수도권 규제 완화에 선봉장 역할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충북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이처럼 당내 경선 판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고 판단하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은 이날 국민의힘 충북권 의원들을 향해 "대선 승리에 취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수구 기득권 정치세력의 퇴행적 행태를 보면서 저는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과 큰 환멸을 느꼈다"며 "구태에 찌든 부끄러운 판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김영환·이혜훈 두 예비후보는 상처 입은 충북도민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본인에게 사랑을 주었던 지역으로 돌아가는 것이 국민들의 성원과 표심에도 부합하는 일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갑근 전 도당위원장도 전날 "낡고 후진적인 충북의 정치지형을 바꾸는 정치개혁과 변화를 위해 매진하겠다"며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공천신청을 받고 면접·심사를 거쳐 오는 12일 경선 후보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사 경선은 19∼20일 진행되고, 21일 공천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당내 예비후보는 박경국·오제세·이혜·훈김영환 4명으로 압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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