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매년 5월이면 청남대가 시끄럽다. 청남대가 정치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일부 진보 단체에서 매년 5월이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청남대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충북 5·18 민중항쟁 42주년 행사위원회는 지난 12일 도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과 기록화 교체를 요구하고, 더 나아가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동상에도 뇌물사기 부정축재의 죄목을 게시할 것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까지 반대했다.

대통령도 사람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공(功)과 과(過)가 있다.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은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각 대통령들이 이룬 업적도 분명 있다. 왜 우리는 대통령이 잘한 일은 모른 채 하면서 잘못만을 두고 깎아내리기에 바쁜가.

게다가 자신의 정치 진영에 해당하는 대통령의 흠결은 덮어두기에 바쁘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해서 과오가 없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은 신이 아니다.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따지고 들다가는 청남대가 문 닫아야 할 판이다. 아무리 내가 싫어하는 대통령일지라도, 해당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지도자였음은 앞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을 자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니 과는 뒤로 하고 앞으로는 공을 보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또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청남대는 이제 청와대 개방과 맞물려 큰 도약의 기회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청남대는 동상 등 대통령 기록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휴양지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인데, 어째서 충북도민이 충북의 자랑인 청남대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못해 안달인가. 대통령 동상에 대해 더 왈가왈부하는 것은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청남대의 발목을 잡는 것 밖에 안 된다.

그러니 일부 시민단체는 더 이상 청남대를 정치 진영 논리와 편 가르기에 이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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