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곳곳 목소리 대변 주민 안전·행복 실현"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엄마로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했어요"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에서 여성이 리더가 되기는 쉽지 않다.

친화력, 카리스마, 리더십, 남다른 노력 등을 겸비해야한 가능하다.

때론 많은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아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취지로 만든 네이버 맘카페 '어미모' 초대 대표.

시골에 재건축은 있을 수 없다는 상식을 깨기 위한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구성.

숱한 화제를 뿌리고, 손만 대면 대박을 터뜨리는 '여성리더 김태린교수(K뷰티 교수)'.

그녀를 만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2017년 열린 '제천경찰과 어미모' 간담회 장면.

김태린 교수가 네이버 맘카페 '어미모'를 만든 시기는 2008년 10월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아이가 좋아하는 도시 제천'을 모토로 시작했다고 한다.

4명의 회원으로 시작된 카페는 이젠 2만3천여명에 가까운 거대한 단체가 돼 버렸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위한 교육과 미래발전때문에 카페를 열었다.

하지만 제천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며 변화해가는 과정 속에서 내 아이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수많은 도움의 손길에 목마른 아이들, 그리고 넓게는 소외된 계층에게도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김 교수.

해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정기적으로 친목을 다지고 지역의 대소사에 과감히 나서서 아이들의 목소리와 권리를 대변하기에 이른다.

김태린교수와 제천과의 인연은 2007년 봄부터 시작됐다.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고, 아무 연고 없는 제천으로 오게 된다.

서울에서 오래 살았던 터라 제천 특유의 무뚝뚝한 말씨와 처음 듣는 사투리 억양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분신과도 같은 어미모 카페가 있어 지금까지 버텼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어미모 회원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주기적인 봉사활동도 빼놓치 않았다.

봄철에는 무연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위한 장수 메이크업을, 여름철에는 수해 현장을 방문해 식사와 간식 꾸러미를 만들어 나눠드렸다.

가을철에는 지역행사에 빠지지 않고 아나바다와 장터를 벌였고, 겨울철에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 또한 이들의 몫이었다.

김 교수가 여성리더로 평가받은 대표적인 예는 바로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는 부모에게 '육아수당'이라는 혜택을 줘 불필요한 어린이집 예산을 절약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여성리더로 주목받게 되지 않았나 싶다.

김태린교수의 인생 2막은 쉽게 찾아 왔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지역의 많은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교분을 맺게 된다.

한방엑스포 주말장터 운영협의회 초대회장, 충북 교육청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충북 도청 공약사업 평가 자문위원,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 충북도대표,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제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초대 사무국장 등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김 교수의 끝없는 도전은 이렇게 또 시작된다.

LH 공사 연수는 물론 도시재생에 대해 많은 논의와 토의를 통해 그 깊이를 알게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7년 뒤인 2021년부터는 제천의 첫번째 재건축의 총대를 맸다.

제천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재건축 추진의 시작을 알리는 행운의 안타였다.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한 김 교수는 청전주공 1단지와 시영아파트의 통합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30년이상 건축경력을 가진 남성들도 하기 힘들다는 재건축사업을 열정적으로 진행중인 것이다.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발족식 모습.

2014년에 배웠던 도시 재생에 대한 노하우가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매우 큰 자양분이 됐다는 김태린교수.

힘든 노력의 결실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재건축 추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은 예비안전진단과 정말 넘기 힘들다는 정밀안전진단부분에 최고등급(E등급)으로 모두 통과해 정비구역 지정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조합을 만들 계획이다.

보통 타 시도의 재건축은 이 단계에 오기까지 3~4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는 이 단계를 무려 1년 2개월만에 완료했다.

청전시영 아파트는 현재 740세대의 주민들이 거주 중이다. 40년이 훌쩍 지난 아파트는 주거의 안전과 행복을 절대 보장해주지 못한다.

이처럼 주민들의 힘든 소리가 그녀의 잠자던 추진력과 리더십을 깨웠다.

김 교수는 늘 '제천은 제 2의 고향'이라 말한다.

'처음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제천을 만들겠다'는 염원이 여기까지 오게 만든 원동력이라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제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제천이 바뀌어 갔으면 한다는 게 그녀의 작은 소망이다.

김태린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제천에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청전시영 통합 재건축이 꼭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천 최초의 재건축이니만큼, 더욱 완벽하고 빠르게 재건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때로는 부드럽고 여성스럽우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그녀의 집념. 과연 어디가 종착역이 될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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