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권오중 시인·가수

봄,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살갑게 찾아왔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가을이 오면 이 노래가 많이 회자된다. 고복수가 부른 '짝사랑' 노래의 첫 소절이다. 이 으악새의 정체에 대해 세간에서 설왕설래한다. 억새라는 설과 왜가리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이 맞는지 정확하지 않다.

또한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 노래도 매스컴에서 많이 흘러나온다. 이정옥이 부른 '숨어 우는 바람소리' 노래의 첫 소절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의아심이 생긴다. 갈대를 보고 갈대라고 하였는지,아니면 억새를 보고 갈대라 하였는지 궁금하다.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갈대는 갈색이고 억새는 은백색이다.

갈바람에 반짝반짝/머리를 흔드니//가을 햇살이 가만히/억새에 앉는다//봄 여름 가을 햇살 먹고/머리가 하얘졌다//한 마디 불평 없이/허허허허 웃는다//억새처럼/그렇게 살라한다(억새의 꿈 권오중)

갈대는 음악 및 문학에서 많이 사랑을 받는다. '바람에?날리는?갈대와?같이?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에 나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박일남의 노래 '갈대의 순정'에도 나온다. 또한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하였다. 반면에 억새는 전국에서 억새축제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이번 추석에도 힘들고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봉두난발한 산소를 벌초하는 일이었다. 벌초하는데 제일 겁나는 게 벌이다. 벌집을 잘못 건드려 벌초하다 난리가?벌어진다. 그래서 요즈음 벌초를 대행하는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추석이 다가오니/산언저리마다/웽웽대는 소리가 요란하다//풀숲 같이 우거진 묘/잡초雜草가 잘려 나가고/갈퀴로 손질하니//생전의 할아버지가/이발한 것처럼/깔끔하다//벌초하듯/마음 밭에/무성하게 자란 잡념雜念도/예초기刈草機로 베고 싶다(벌초 권오중)

9월에는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이 뜨는 한가위가 있다. 그래서 달을 보며 달님에게 소원을 빈다. 예전에는 달에 토끼가 살고 방아를 찧는다고 생각하며 달을 보며 많은 꿈을 키웠다. 지금은 달나라까지 가는 세상이 되다 보니 달에 대한 신비가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달은 우리에게 정겨운 존재이고 시인 묵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권오중 시인·가수
권오중 시인·가수

은은한 달빛이/안개처럼 부서져 내린다/달빛은 사랑이다//쏟아지는 달빛 마시며/눈 맑은 사슴처럼/산山이 누워 있다//쏙독새도/하얀 달빛 마시며/사랑에 취해/쏙독 쏙독/달빛을 토해낸다//토해낸 달빛을/산山이 또 마신다/달빛 같은 사랑을 마시고 싶다/

달빛에 취해/사랑에 취해/산처럼 잠들고 싶다(달빛은 사랑이다 권오중)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패티김의 '9월의 노래'처럼 여기저기서 정겨운 가을소리 들린다. 앗! 태풍이 다가오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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