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임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는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이다. 미국은 1790년 해당 지역을 수도로 선정하고, 프랑스의 도시계획자인 피에르 랑팡(Pierre L'Enfant)에게 도시설계를 의뢰했다. 그 후 이를 보완하는 맥밀란 계획(Macmillan Commission)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도 처음 '행복도시'를 계획할 때 이런 도시를 꿈꾸며 시작하게 됐다.

2022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건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행복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국토공간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를 마련코자 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행복도시는 인구 규모를 50만명으로 결정하고, 도시건설을 3단계로 나누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1단계에서는 첫마을사업 등이 성공적으로 완료됐고,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과 그 소속기관 및 국책연구기관의 이전과 정착이 이루어졌다. 2016년부터 시작된 2단계는 완료시점인 2020년을 기준으로 인구, 주거, 상업, 공업, 공원·녹지, 공공서비스, 교통, 문화, 복지 등의 부문별 건설지표의 달성 여부를 근거로 평가한 결과 일부 보완할 과제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대부분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생활권별로 특화설계를 통해 차별화된 주거환경을 조성했으며, 공공편익시설을 복합화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설치해 주민의 편익을 높이고 커뮤니티 활성화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은 성과로 제시될 수 있다.

행복도시 건설은 2021년부터 3단계에 진입한 상태이고 2030년까지 예정된 건설 사업을 완료해야 한다. 도시건설 1·2단계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중심이 되는 도시개발로 국내 도시개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행복도시가 진정 세계적인 명품도시, 모범도시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최초 행복도시건설 기본계획과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 등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도시건설의 기본이념, 비전과 목표인 '상생과 도약', '순환과 소통'은 현재도 유효하다.

다만, 16년이 지나면서 '탄소중립', '스마트도시',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제2집무실' 등 다양한 도전과 기회 요소들이 제기되어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국회세종의사당과 제2집무실 등 국가핵심기능의 배치는 국가균형발전과 자족도시의 역할을 강화하는 요소이므로 이에 대한 개발방향을 행복도시건설 기본 및 개발 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최임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최임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완성은 국토균형발전의 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갈 주요한 열쇠다. 인도네시아나 몽골 등 다양한 국가에서 도시개발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논의만 이뤄졌을 뿐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못한 것을 우리는 현실화하고 있다. 도시건설의 목표 시점인 2030년까지 보다 품격높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완공을 통해 균형발전의 제 역할을 하는 도시의 구체적인 실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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