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는 시민 속에 잠재된 공예재능을 발굴하여 업사이클링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2년 새활용공예품 아이디어 발굴 및 제작지원 프로젝트이다. 5개월 동안 아이디어 발표, 제작계획 발표, 시제품 발표 등 3단계 공개워크숍 과정을 거쳐 탄생한 새활용공예품 우수작품전시회가 곧 열릴 예정이다. 물건을 새활용 한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폐기될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예도시 청주, 쓰레기 제로도시 청주, 특히 생명문화도시 청주에 걸맞는 신선한 바람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자원순환이란 '활용 후 자원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순환하며 활용하는 것'이다. 자원순환의 익숙한 개념 중 하나는 재활용(리사이클)이다. 재활용은 재료나 물건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제활용 과정에서 품질이나 성능이 점점 하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녹여서 재생원료로 만들어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을 제작하다 보면 불순물이 늘어나게 되고 제품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남이 쓰던 물품을 다시 쓰게 되면 흠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중고물품에 비해 신세품을 선호하게 된다. 자원순환 과정에서 가치가 하락한다면 결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그렇다면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자원순환의 방법은 없을까? 가치 상승형 자원순환의 개념을 새활용(업사이클)이라고 한다. 영문으로 업사이클(Upcycle)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을 결합한 합성어이다. 새활용은 재료나 물건에 디자인이나 쓰임새를 더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쓰던 가방을 받아 쓰면 재활용이다. 하지만 모어댄의 컨티뉴와 같은 제품처럼 자동차 가죽시트를 활용하여 가방을 만들면 새활용이다. 버려지는 가죽이 새로운 디자인과 쓰임새를 얻었기 때문이다. 재활용 되지 않는 와인병을 자르거나 녹여서 화병이나 조명등을 만들면 빈병 새활용이다.

새활용은 재생과 관련있다. 공간의 재생을 상상해 보자. 와인병 조명등이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가 있다. 공간 자체도 옛건물을 특징을 살려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주변엔 온통 이런 옛스러움과 새로움이 조화를 이룬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 거리에는 저마다 다른 새활용공예품을 진열한 상점이 모여있고, 모퉁이엔 폐자재로 만든 정크조형물이 골목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공간과 지역의 재생은 새활용의 확장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새활용은 혁신과 관련있다. 생활의 혁신을 구상해 보자. 맘먹고 재봉질을 제대로 배운다. 이제 옷을 깁는 일은 결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버려진 우산천을 모아 장바구니와 앞치마를 만든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니 호응이 좋다. 우산천에 보냉재를 더해 텀블러 가방을 만드니 새활용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많다. 행사 기념품으로 쓴다며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어느덧 새활용 프로슈머가 된다. 새로운 생활과 문화 그리고 사람 관계… 생활과 사회의 혁신은 새활용의 확장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새활용은 재생과 혁신을 추동하고 견인하는 이념적 기반이자 유력한 수단이다. 새활용의 관점과 방식은 재료와 물건을 넘어 공간과 지역을 재생하고 사람과 사회를 혁신할 수 있다. 새활용을 통해 도시를 업그레이드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새롭게 활용할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다면, 생산과 소비를 변화하고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지역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원한다면 청주를 통째로 업사이클해야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