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건축… 충북 유일 석조 건물

[중부매일 이지효·김명년 기자] 충북 괴산에는 도내 유일의 석조 건물인 괴산중학교(괴산읍 괴산로 3527) 구 본관과 1824년(순조 24)에 창건 후 1871년(고종 8)에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됐다가 1990년대 다시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계담서원(괴산군 감물면 감물로 이담5길 19)이 근대 교육유산으로 남아있다.

 

괴산중학교 구 본관

괴산중(교장 신정안) 구 본관은 일명 '돌집'으로 불리는데 1947년 3월 서울중앙산업주식회사에서 착공해 1949년 완공된 건물이다.

괴산중 구본관. 충북 유일의 석조 교사다.
괴산중 구본관. 충북 유일의 석조 교사다.

이 건물은 1946년 개교한 괴산중의 본관으로 광복 직후 우리나라 기술진이 건축한 현재 남아있는 근대 교육문화유산 중 충북 유일의 석조 교사다. 인근 옥현리, 주봉리 경계에 위치한 돌산에서 채석한 화강석으로 외벽을 마감해 교육 시설로서의 장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구 본관은 현관을 중심으로 왼쪽은 1949년, 오른쪽은 1951년 지어진 가로로 긴 단층 건물로 면적은 725.06㎡, 길이는 77m에 달한다.

괴산중 구본관은 등록문화재 354호로 2007년 지정됐다.
괴산중 구본관은 등록문화재 354호로 2007년 지정됐다.

문화재청에 제출한 기록화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목조와 벽돌조로 이뤄진 광복이전의 학교건축과 광복직후 조적조로 건립된 건축방식과 구조적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주 구조재인 석재의 채취 및 조달경위, 석공에 의한 석재의 가공 및 축조의 조사를 통해 광복직후 한국인 석공기술자의 석조술 수준을 알 수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이후 계속 이어져 내려온 한국 건축기술자의 계보파악과 석조기술 수준의 발전과정 등도 찾아볼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이 건물은 재료와 구조가 화강석으로 된 조적조이기 때문에 변형없이 보존이 돼 왔고 최근 시멘트 기와의 보수작업이 마무리 됐다.

1949년 건립 당시에는 교실 5실과 교장실, 교무실, 서무실로 활용됐고 현재는 음악실, 미술실, 도서실, 상담실, 보건실, 오케스트라실로 사용되고 있다.

돌집으로 불리는 구 본관의 이름을 따라 도서실 이름도 '돌집책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괴산중 구 본관 안에 꾸려진 돌집책방.
괴산중 구 본관 안에 꾸려진 돌집책방.


이 건물은 광복 직후 우리 기술진에 의해 건축된 충북의 유일한 석조건물로 당시 지붕구조에 서양식 목조 트러스 구법을 알 수 있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크다. 이 때문에 지난 2007년 9월 21일 등록문화재 제354호로 지정됐다.

신정안 교장은 "현재 교실로 사용하고 있는 신교사는 올해 말을 끝으로 개축 예정으로 돌집의 구 본관과 어울리는 교정으로 재배치 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계담서원

괴산 계담서원은 1824년(순조 24) 을사 명신 안명세를 모시는 '계담사'로 창건됐다. 이후 1871년(고종 8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됐다.

괴산 계담서원
괴산 계담서원

이후 1991년 순흥안씨 양도공파 회장인 중산 안동중, 종약장 안병태 등이 인근 향교인 괴산, 연풍, 청안, 음성, 충주의 유림과 전교에게 계담사 자리에 계담서원 창건의 취지를 알리고 찬의를 받고 성균관의 승낙을 받아 복원됐다. 사당과 재실, 강당, 세삼문, 세덕사 등을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2년 본전과 세덕사, 도서관인 학구당(學究堂), 재실과 사무실, 홍살문, 외삼문, 내삼문, 담장 등을 건축했다.

계담서원 도서관 학구당
계담서원 도서관 학구당

도서관인 학구당은 2만5천여권의 책이 소장돼 있으며 이중 1만1천권은 주민들이 기증한 도서로 언제나 열람과 대여가 가능하다.

강의실로 쓰이는 강서당(講書堂)은 1994년 신축돼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교양과 명심보감, 전통예절, 역사문화, 서예 등을 배우고 있다.

학습실과 도서관이 갖춰진 계담서원은 전국의 여느 서원과 향교와는 차별을 보여주며 전통 문화예술과 민족정신을 계승하는 교육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제1기 계담서원 부설 교양대학을 개설해 현재까지 30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농한기인 11월부터 4월까지 교육이 이뤄지는 교양대학이 문을 연 첫 해에는 10여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30회 1천여명이 넘는 수강생들의 평생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에 417개소의 사우, 총 909개의 소가 있으나 부설 교양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계담서원이 유일하다.

계담서원 도서관인 학구당 내부 도서들
계담서원 도서관인 학구당 내부 도서들

현재도 11월부터 진행되는 31기 수강생을 모집중이다.

안대식(76) 계담서원 학장은 "괴산 주민이라면 10명중 1명은 계담서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수강생도 20대부터 80대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고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전통예정이나 명심보감 등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안대식 현 학장과 안광태 차기 학장
안대식 현 학장과 안광태 차기 학장

차기 학장을 맡을 안광태 씨도 "이곳에서 강의하시는 분들도 교수 출신 등 훌륭한 분들이 거의 재능봉사로 해주신다"며 "이곳을 수료한 분들끼리 동문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