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상생의 미호강을 위한 민·관 협력의 배가 닻을 올렸다. 충청북도와 충북물포럼, 미호강유역협의회는 10월 27일 미호강포럼을 발족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미호강포럼은 행정부문, 연구부문, 민간부문 등 각계인사 90여 명이 참여하며 수질복원·물확보·친수여가·관리체계분과 등 4개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되었다. 내년 6월 '미호강 맑은 물 사업'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될 때까지 도민 의견 취합, 정책과제 도출 및 아이디어 발굴, 쟁점 사항들에 대한 조정과 협의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충청북도는 지난해 9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현 맑은 물 사업)' 구상을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수질을 1급수로 복원하고 수량 확보와 친수여가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22~2032년까지 총 6,500여억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며 현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협의체계 구축을 제안해 왔으며 충청북도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미호강포럼'을 구성·운영하게 되었다. 한편 ㈔풀꿈환경재단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통합청주시가 출범한 2014년 이후 미호강 물환경 개선과 유역공동체 발전을 위한 자발적 실천협력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11월 연대협력기구인 미호강유역협의회를 공식 결성하였다.

미호강포럼은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으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시민사회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추진해 온 '미호강 상생협력운동'의 가시적 성과와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주민참여형 유역관리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물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유역관리 방식의 시험대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충청북도의 입장에서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 기반 하에 미호강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는 명분과 실리를 획득할 수 있다. 물론 몇 개월 동안 미호강포럼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그 결과를 기본계획에 제대로 반영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다. 김영환 도지사의 입장에서는 강하게 표방해 온 도정운영의 구상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참여와 협력의 동력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원칙과 방향, 성패를 가늠하는 상징적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그렇게만 한다면 미호강포럼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의 지역공동체를 실현해 나가는 민·관 협력활동의 실험이자 성공적 선례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들도 있다. 무조건 다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다.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면밀하고도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형식적으로 모양만 잡으려는 관료적 행태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도 지양해야 한다. 신뢰와 양보를 통해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정치적 입장에 따른 과도한 칭송과 비난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오로지 공익적 가치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토론해야 한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수주합이원각이(水主合而源各異), 물은 서로 다른 근원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이다. 강은 스스로 합쳐질 뿐 아니라 모든 것들을 품으며 흐른다. 생명과 사람과 문화를 품고 나아가 사람이 쓰고 버린 오염물까지 품고 흐른다. 모든 것을 품고 흐르는 상생의 터전, 이것이 강의 진정한 모습이다. 강을 가꾸고자 한다면 사람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미호강 프로젝트는 도민들의 총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바람과 아이디어를 담아내고 다양한 이견과 쟁점을 품어내야 한다. 상생을 위한다면 협력의 배에 올라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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