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어느날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는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큰 영향을 미치며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확연히 구분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삶 뿐 아니라 우리사회의 경제와 산업구조마저 바꿔놓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많은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삼키면서 문을 닫았다.

학생들은 학교 대신 집에 머물면서 비대면 수업이라는 생소한 경험을 해야 했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일상화 됐다.

만나는 일이 뜸해지면서 사람들 간의 소통도 없어지고 문화공연 관람은 물론, 해외여행도 제대로 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런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4월 2년 1개월여만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수년간 중단했던 지역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콘서트장마다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해외여행에 대한 빗장이 풀리면서 여권 발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지역만 보더라도 청주국제공항은 올해 이용객이 1997년 4월 개항 이후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슴 졸이면서 억눌렸던 2년이 넘는 기간을 감안하면 당연하고 자연스런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만2천883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약 2개월만으로 방역당국은 이미 7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을 홍보하고 있지만 백신 예약률과 접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데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감염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백신접종에 대한 의지도 크게 약해졌다.

이처럼 예방접종이 저조하면서 백신 300만 회분이 연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올 겨울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최다 20만 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응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별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전히 코로나19가 진행중이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무분별한 방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코로나19에 느슨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마치 선심 쓰듯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국민들에게 충분한 경각심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 공포의 대상이었던 코로나19가 지금은 불감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되돌아볼 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마저 해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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