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빙자 '돈 되는' 폐기물 연료시설에만 74% 투자

 

편집자

최근 염소더스트 불법매립으로 논란이 됐던 시멘트 업계의 'ESG 경영'도 반환경적 행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멘트 업계는 지난 2021년 3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맞춰 순환자원 재활용 극대화, 온실가스 감축 등을 목표로 하는 'ESG 경영'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말로만 떠드는 시멘트 업체 'ESG 경영실태와 문제점'을 두 차례에 걸쳐 긴급점검한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난해 부터 시멘트 생산업체는 앞다퉈 수천억 원의 각종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상은 폐기물 투입량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비용이 대부분이다. '탄소 중립'을 빙자해 폐기물 시멘트 생산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멘트 업체에서 'ESG 경영'을 선언하며 발표한 보도자료를 토대로 주요투자 계획을 분석해 발표했다. 7개 시멘트 업계의 'ESG 경영'과 관련한 총투자금액은 1조4천302억원이다. 이 중 74%인 1조650억원급 폐기물 연·원료 시설 확충에 집중돼 있다. 순환자원(폐기물) 속 이물질을 제거하고, 기존의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과 이송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순환자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할 때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설비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문제는 순환자원 이용을 위한 설비 투자는 기존 연료인 유연탄을 폐합성수지 등의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시멘트 업체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냉각시설 여과집진기 교체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 유지보수 등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총 투자 예산 중 9%인 1천25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시멘트 업계 1위 ▷쌍용C&E가 2천800억 ▷한일현대시멘트와 한일시멘트가 2천700억 ▷성신양회가 1천300억 등을 순환자원 설비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시멘트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일수록 투자금액도 많았다. 또한 아세아 시멘트와 한라 시멘트는 오염물질 저감설비 투자 계획은 전무하고, 순환자원 이용을 위한 설비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폐열발전설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등 기타 설비 투자는 국가 대기질 개선을 위한 투자라기보다는 시멘트 업계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전력효율을 높이고 전력비를 아끼려는 것에 불과하다. 'ESG 경영' 투자 계획이 시멘트 업계의 수익 극대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회의 관계자는 "실질적인 환경개선 노력 없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눈속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시멘트 업체는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대체하면서 오히려 톤당 5만 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나몰라라 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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