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충북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UN 기준)가 30만 5천여 명(전체 인구의 19%)으로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 초고령 사회(20%)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을 듯하다. 젊은 층의 인구는 늘지 않아 앞으로 인력 수급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대부분 직장인은 60세에 퇴직한다. 체력과 정신력 등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들이 직장생활 동안, 퇴직 이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경제적 기반을 다져놓았다면 그래도 괜찮다. 과연 대한민국 60세 퇴직자 가운데 얼마나 이에 해당하겠는가? 적자 인생 시점이 61세임을 고려하면 많은 퇴직자의 노후 생활이 순탄치 않다.

이른바 '인생 2막'의 기회를 포획하는 퇴직자들은 극소다. 노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업체들이 퇴직자를 받아주지 않거나 노인에 적절한 일자리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인 일자리 구하기가 밧줄이 바늘귀에 들어가기라고나 할까?

대부분 노인 퇴직자들은 사회적 단절이나 축소로 인해 소외감과 빈곤 등 노인 문제를 겪는다. 무엇보다 빈곤이 가장 큰 문제다. 노인 빈곤율을 극소화하기 위해선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이 최선이다. 이는 경제적 안정은 물론 사회참여에 대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도 엄연한 사회구성원으로 한몫한다는 자부심과 삶의 의욕을 북돋아 준다.

10여 전부터 퇴직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창업 66년이 넘은 충북의 향토기업이자 한국 물류 역사의 선각인 대신정기화물자동차(회장 오흥배)다. 전국 800여 곳의 터미널과 영업망을 갖춘 물류 업체다. 이 회사 임직원 가운데 29%가 60세 이상, 23%가 65세 이상이다. 아니 아예 정년이 없는 회사다. 나이에 따라 업무시간이 다르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지만, 주어진 일에 충실하다.

올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으로 많은 회사가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노인 채용을 꺼리고 있지만, 이 회사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 직원 노령화에 따른 업무 차질이나 사고가 지금껏 빚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 층 못지않게 일에 열성을 보인다고 한다. "젊은 층에서 얻을 수 없는 노인들의 사회 경험과 연륜에 따른 지혜 등을 창조경영과 위기경영에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김동우 논설위원
김동우 논설위원

'노마지도(老馬知道), 노마지지老馬之智)'란 성어가 있다. '늙은 말이 길을 알듯이 연륜이 깊으면 장점과 특기, 경험 등을 두루 갖춰 지혜가 뛰어나다.'는 의미다. '오동나무가 천년을 지나도 항상 곡조를 잃지 않듯(桐千年老恒藏曲)' 노인은 그저 나이만 먹지 않는다.

최근 이 회사는 충북도로부터 노인 일자리 창출 인증기업으로 선정돼 인증패와 인증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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