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교통대 전경 / 중부매일 DB
한국교통대 전경 / 중부매일 DB

한국교통대학교가 우여곡절 끝에 5일 총장선거를 치러 총장임용후보자를 선출했다.

한국교통대는 총장선거를 앞두고 구성원들 간 투표참여비율을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심각한 내홍을 치렀다.

교원과 직원, 학생 3주체 간 계속되는 이견과 대립으로 투표참여비율 합의가 불발돼 총장선거를 치르지 못하면서 지난 6월 박준훈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무려 반년 가까이 총장 부재상황이 이어져 왔다.

총장 선출이 계속 미뤄지면서 자칫 총장선거가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교육부 차원에서 관선총장 파견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총장 부재로 인해 대학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교수회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장 직무대행이 전임 총장에 대한 명예총장 임명을 강행해 교수회가 총장 직무대행을 불신임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도 발생했다.

많은 비난과 우려 속에, 늦었지만 교원과 직원, 학생 3주체는 지난 10월 극적으로 투표참여비율에 합의해 이날 투표를 치렀다.

이 대학은 이날 2차 투표까지 간 끝에 윤승조(60·건축공학 전공) 교수와 권일(57·도시교통공학 전공) 교수를 각각 1, 2순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출했다.

오랜 기간 갈등과 반목으로 많은 상처와 얼룩을 남겼지만 어쨌든 한국교통대 총장선거는 무사히 마무리됐다.

비록 아쉬운 점이 있지만 총장 선출을 위해 막판 타협을 이끈 한국교통대 구성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교통대 전체 구성원들은 선거기간 동안 치러진 반목을 뒤로 하고 대학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총장 선출이 늦어진 만큼, 정상화를 앞당기는 게 시급하기 때문이다.

투표참여비율 협상과정에서 불거졌던 서로에 대한 불신을 접고 오로지 대학 발전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지금 모든 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스스로 얘기할 정도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해 있는 상황이다.

위기감에 처한 각 대학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교육부도 오랜 기간 총장 부재상황이 이어져온 한국교통대의 사정을 고려해 총장임용후보자에 대한 임용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이번 한국교통대 총장선거 과정은 아직도 구성원들 간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충북대학교의 경우와 유사하다.

충북대도 교통대와 마찬가지로 총장선거를 놓고 구성원 간 합의가 안돼 4개월 넘도록 총장 부재상황을 이어오고 있다.

이미 교통대 사태를 통해 총장 장기 부재상황이 대학 발전에 어떤 악영향을 초래하는지 충분히 지켜봤다.

충북대는 교통대의 경우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충북대 전 구성원들은 지금 '나보다 우리'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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