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은 충북교육의 방향을 '지속가능한 공감·동행교육'으로 설정하였다. 교육의 품을 넓히고, 학교의 꿈을 높이며, 아이의 힘을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이들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충북교육이 대전환을 시작한다고 선언하였다. 감동적인 표현들이다. 각각의 단어와 문장, 행간에 담긴 의미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지속가능한'이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후, 2015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채택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은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심적인 가치로 부각되었다. 유엔은 2002년 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지속가능발전교육은 기후위기대응교육, 생태전환교육과 함께 생태환경교육의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공감'과 '동행'도 멋진 표현이다. 대인 관계의 핵심은 공감 능력이다. 호모엠파티쿠스라는 말이 있다. 사상 초유의 대전환 시대 공감형 인간이 미래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동행의 가치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사제동행이라는 익숙한 말도 있다. 함께 가는 것 만큼 힘이 되는 것이 또 있으랴?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두 가지는 바로 공감과 동행이다.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해야 하며 모두가 동행하여 풀어가야 한다.

'아이들의 빛나는 미래를 위한 대전환'도 참으로 적확한 목표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기후위기 시대야말로 문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의 품, 학교의 꿈, 아이의 힘' 역시 중요한 의제이다. 사회 발전의 핵심이자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과 학교는 어느 때부터 동떨어진 섬과 같은 곳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교육자치가 시행되면서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게 되자, 지역사회와 함께 교육의 품도 넓어졌고 학교의 꿈도 깊어졌다.

지속가능한 공감·동행교육에 걸맞는 대표적인 사업이 '초록학교만들기'다. 환경을 지키는 생태순환형 학교, 학교 중심의 지속가능한 환경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환경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6년간 동행해 왔다. 환경단체들의 제안으로 시작하였고 2017년 초록학교만들기 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자생적 활동사례를 취합하여 충북형 초록학교에 대한 개념 정립, 실천유형 설정, 사업추진 프로세스를 개발하였다. 2018년 5개년 실천협력사업을 본격화하였다. 30개 학교로 시작하여 2022년에는 101개 학교로 확대되었다.

연초에 참여학교를 모집하고, 4월 지구의 날 즈음 실천협약식을 개최한다. 연중으로 학교의 교육과정과 시설공간 및 정책사업을 환경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자율적 실천활동을 전개한다. 교직원 워크숍 및 탐방연수, 학교별 컨설팅과 순회교육도 지원한다. 8월 에너지의 날부터 9월 자원순환의 날까지 공동실천프로그램으로 '보름 동안의 초록 돌봄' 활동을 실시한다. 연말이 되면 사업발표회를 통해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초록학교한마당을 통해 우수사례를 확산한다. 매년 전국환경교육포럼도 개최한다.

위탁사업의 형식을 빌었지만 모든 활동은 철저히 거버넌스 체계로 운영되었다. 2017년 초록학교추진기획단으로 시작, 2018년 초록학교추진협의회를 발족하였으며, 2019년 시·군지역위원회까지 구축하였다. 교육청 관계부서, 유관기관, 환경단체, 교육활동가, 분야별 전문가 수백명이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추진협의회는 매월 정례적으로 집행위원회와 기획워크숍을 개최하며 사업의 전 과정을 협의하며 추진해 왔다. 6년전 충북도교육청에는 환경담당 장학사가 한명도 없었는데, 그 빈 공간을 지역사회와 환경단체가 함께 채워왔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윤교육감은 12월 월례회의에서, 개인의 삶에서 사회까지 연계되는 실천적인 환경?생태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새롭게 살펴보거나 확장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은 주저하지 말고 더 많은 생각과 더 큰 논의의 장으로 이끌어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12월은 2023년을 잇는 가교의 시기이다. 무엇을 공감하고 누구와 동행할 것인지를 숙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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