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6일 오전 청주 주요 도로인 흥덕구 엘지로와 대신로에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중부매일DB
지난 6일 오전 청주 주요 도로인 흥덕구 엘지로와 대신로에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중부매일DB

충북 청주지역 출근길이 고작 1cm 눈에 마비됐다. 청주기상지청의 예보를 보면 지난 6일 오전 6시 20분 복대동에서 눈이 처음 관측된 이후 오전 9시 기준 평균 0.4cm 눈이 내렸으며 일부 지역엔 1.5cm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많은 눈이 내리진 않았지만 이날 오전 출근길은 그야말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도로에 내린 눈이 얼어붙어 차량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으며 일부 차량은 바퀴가 헛돌며 차선을 넘어가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이번 출근 대란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이 전날 오후 4시30분 예보문에 6일 새벽에서 오전 사이 비와 눈이 내릴 전망이라고 예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난으로부터 시민 안전을 책임져야할 청주시는 눈이 내린 지 2시간이 지나서야 제설차량을 투입하는 등 늦장 대응해 시민들이 잔뜩 뿔났다.

청주시 관계자는 "5일 퇴근 전 재난안전 부서에서 기상예보 등을 체크했지만 6일 새벽 눈이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다"며 "눈이 시작된 새벽 6시 20∼30분이 출근 시간과 맞물려 제설차량에 제설 자재를 실어야 할 포크레인도 도로에 갇히면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청주시의 늦장 제설행정에 대해 사회단체들도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 비난에 동참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청주시가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차량들이 거북이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차량 통제도, 제설작업도 전혀 안된 도로로 인해 출근시간은 평소의 몇 배 이상을 소요하게 됐다"라고 꼬집었다. 더군다나 청주시는 지난달 14일 '겨울철 자연재난 종합대책 구축'을 완료해다며 언론보도를 내면서 한파에 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대규모 폭설에 대비, 경찰서·소방서 등 민·관·군 17개 단체 및 인근 14개 자치단체와 제설자재·장비·인력 등 지원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보도까지 했다.

그러나 중부매일 보도에 따르면 출근길 교통대란이 발생하기 전 충북경찰청 교통정보센터가 이날 오전 6시 54분께 청주시 상당구청에 제설차 투입을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총 30여 차례의 지원요청을 했지만 청주시는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제설차량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협력체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눈은 갑자기 내린 폭설도 아니고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날씨였다. 겨울철에는 언제든지 눈이 많이 내릴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청주시가 시민불편과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 주길 바란다. 특히 청주시는 겨울철 자연재난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고,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청주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