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권 5개 매매단지 거래건수 지난달 대비 26%↓
5월 대기업 진출… 업계 '이중고' 예상

중고차 시장이 경기침체와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오전 청주시 용정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이성현
중고차 시장이 경기침체와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오전 청주시 용정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이성현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중고차 시장이 경기침체와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리면서 중고차 할부 금리도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20%에 육박하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4일 5개 매매단지로 결성된 충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2~11월 청주 중고차매매단지 월평균 거래 건수는 3천617건이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 정점인 12월 거래 건수는 2천680건으로 26% 급감했다. 

3천건 밑으로 떨어진 건 매우 이례적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고차를 구매할 계획이었던 A씨는 "중고차 할부 금리가 3%대에서 최근 6%대까지 치솟아 차량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며 "추가로 금리 인상이 예정된 만큼 중고차 구매 시기를 늦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매 예정자 B씨 역시도 "차량 금액이 크다보니 할부로 차량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금리가 너무 올라 이자 부담이 크다"며 "이자까지 생각하면 새 차를 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금리 인상은 중고차 딜러들에게도 유탄으로 돌아왔다. 

중고차 시장으로 들어오는 차량 대수도 지난해 2~11월 월평균 1천820건에서 12월 1천357건으로 25.4% 줄었다. 

구매자가 준 데다 '중고차 재고금융'이 축소된 실정이다. 

중고차 재고금융이란 캐피탈·저축은행 등이 중고차 딜러에게 매물 구매 용도로 단기적으로 제공하는 대출이다. 

대부분 중고차 딜러들은 중고차를 자기자금 10~20%와 나머지 80~90%를 재고금융을 통해 구매한다. 

하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캐피탈·저축은행 역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중고차 재고금융을 50~60% 수준으로 낮췄다. 

더욱이 딜러들은 중고차 재고에 대한 이자 인상까지 떠안게 됐다.

중고차 시장이 경기침체와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오전 청주시 용정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이성현
중고차 시장이 경기침체와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3일 오전 청주시 용정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이성현

청주시 용정동에서 자동차 매매업을 하고 있는 딜러 C씨는 "평소에 잘나가던 대형차들도 1~2달 안에 거래가 완료됐지만 이제는 1천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가도 소비자 발길이 끊겨 재고가 쌓였다"며 "3개월 재고금융을 받았는데 차량이 나가지 않아 이자 내기에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딜러 D씨는 "현재 벼랑 끝으로 내몰린 대부분 딜러들이 밤에 대리운전이나 배달기사로 투잡을 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5월에 현대·기아차가 중고차판매업을 개시할 예정이라 중고차 업계 상황이 나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동석 충북자동차매매사업조합장은 "금리가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자금력과 유통망까지 갖춘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으로 진출하게 되면 많은 딜러들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중고차를 자동차 대리점에서 많이 가져왔는데 앞으로는 질 좋은 중고차를 가져오기 어려워 손님 유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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