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생명·사회' 주제 일상 속 만나는현대미술

편집자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가 유망한 작가의 창작과 실험, 발표를 돕는 '2023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이 지난 9일 이시형 작가를 시작으로 총 7번의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7명의 젊은 작가들에게는 실험과 소통의 기회가 제공되고 지역민들에게는 일상에서 현대미술을 연중 만날 수 있는 전시로 호평받고 있다. 이에 지난 2022년 9월 공모를 거쳐 선정된 총 7명의 작가의 전시계획과 면면을 살펴봤다.

 

2023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전시 전경
2023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전시 전경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우민아트센터는 지난 9월 지원신청서와 전시제안서,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쳐 총 7명의 작가를 선정한 바 있다. 이시형, 박승희, 이정은, 최성임, 이윤빈, 최빛나, 임장순 작가가 참여하는 릴레이 전시는 우민아트센터 부대공간 카페우민에서 개인전과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우민 전시는 서양화와 동양화, 평면과 입체, 추상과 구상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 주제의 작업이 소개될 예정이다. 작가별 총 7주간 구작과 신작을 동시에 만날 수 있으며 매 전시마다 '작가와의 대화'와 예술 창작 프로그램이 결합된 전시 연계 프로그램 AKT(Artist Keyword Talk)가 진행되고 있다.

이시형 작가
이시형 작가

올해 첫 전시는 고대설화와 일상의 기억에 주목한 이시형 작가가 '○○설화'전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오는 2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태초 이래 구전돼 온 설화에 착안한 회화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시형 작가는 상상력이 동원된 신비한 배경과 초자연적인 존재를 아우르는 신화에 바탕을 두고 현대적인 시선과 현실화된 이미지로 변주시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작가는 일반적인 상황과 어긋나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현실을 반영한 복합적인 신화적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와 함께 단지 과거의 유산, 과거의 상상력의 산물을 넘어 역사와 종교의 모태가 되고 있는 인류가 기억하는 신화와 설화를 재해석함으로써 다층적인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시형 作 '옥시모로닉 플래닛'(2022) 캔버스에 유채, 130×193cm
이시형 作 '옥시모로닉 플래닛'(2022) 캔버스에 유채, 130×193cm

이시형 작가는 "화면은 관찰과 상상에서 시작하며 일상공간에서 보이는 다양한 형태와 관계를 통해 직관을 통한 이미지를 현실화 하는 일에 집중한다"면서 "최근 인류문명의 시작부터 만들어진 신화와 설화 속 배경 이야기에서 현대의 의미를 넣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형은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옥시모로닉 플래닛'(WWW SPACE, 2022)을 포함해 '형형색색'(볼록, 2022), '색안경 : 네 개의 관점'(옥상팩토리, 2021), '행동의 N번째 동기'(갤러리 너트, 2020), '시우, 시작'(광주시립미술관 분관,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우민아트센터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카페우민에서 아티스트 키워드 토크(Artist Keyword Talk) with 이시형 '자르고 붙이고 시작하는 ○○'를 가질 계획이다.

박승희
박승희


이시형 작가의 바톤을 이어 오는 2월 27일부터 4월 14일까지는 작가 박승희는 '검은출구(가제)'란 제목으로 평면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가는 자연과 문명, 환경과 인간, 야생과 구조의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회화로 풀어내며 동시대의 위기를 감각적 세계로 치환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연작을 통해 자연 자체의 존재를 인식함으로써 인간 중심의 세계관과 관점을 회의적인 태도에 대해 말할 예정이다.
 

이정은
이정은

오는 4월17일부터 6월 2일까지는 이정은 작가가 '이미지 수집가(가제)'에서 동명의 연작 '이미지 수집가'와 '아홉 개 방의 오브제'작업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일상의 여러 순간과 장소에서 수집된 이미지로부터 파생된 점, 선, 면의 도형요소를 중첩, 교차시키며 물감을 여러겹 쌓아 올리는 행위로 패브릭에 물감이 스미고 맺히는 양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성임
최성임

오는 6월 5일부터 7월 21일까지는 작가 최성임이 작고 약한 사물을 엮어내는 반복적 행위로 물리적인 시간과 노동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집안에 머물면서 어린시절부터 지속해온 삶을 지탱하는 노동에 대한 경외심과 일상 사물을 낯선 예술로 전환하고 익숙한 물질적인 것을 비물질화하는 과정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윤빈
이윤빈


7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는 이윤빈 작가가 '검은 식물의 방(가제)' 전시를 통해 식물이 박제된 공간을 다룬 작업을 선보인다. 검게 타버린 식물들은 본래의 환경에서 벗어나 현대적 미감에 맞춘 공간에 박제되어 낯설게 자신의 존재를 나타낼 예정이다.

최빛나
최빛나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27일까지는 최빛나 작가가 '덩어리들(가제)' 전시로 생명의 아우성,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경외와 미스테리를 담아낸다. 작가는 난개발이 진행되는 동네에 거주하며 숲이 소실되는 과정에서 유한하고 미약한 삶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임장순
임장순

올해 마지막 전시는 임장순 작가가 'The Wonder Years>(가제)'로 신문을 매개로 한 수묵화와 사진을 꼴라쥬한 신작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1970-90년대 개발도상국의 한국 사회에서 범람했던 매스미디어 이미지에 대한 기억과 아버지 세대와의 문화, 심리적 차이의 모순을 창작행위로 관조하는 과정을 나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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