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설 다음 날 아침 새벽예배 묵상 시간에 자신에 대한 몇 가지 다짐을 했다. 사무실이나 교회나 사회생활에서는 이미 연초에 글과 말로 더 잘 섬기고 나누겠다고 다짐한 바 있지만, 자신과는 뭔가 분명하게 확인한 게 없는 터였다. 그러다가 비록 이 해도 이미 한 달이 지났지만,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생각으로 몇 가지 다짐을 한 것이다.

과식 금지

첫째, 과식하지 않겠다. 지난가을부터 겨울을 지나면서 너무 많이 먹었다. 특히 저녁 시간에 TV를 보면서 주전부리가 심하다. 퇴근하면 프로배구 중계를 주로 보는데, 보면서 냉장고며 주방을 뒤져서 이것저것 먹는다. 아내 몰래 라면도 가끔 끓여 먹는다. 그다음 날 새벽이 되면 속이 더부룩해서 불편하기 그지없다. 평소 식탐이 많아 맛있는 음식은 배불러도 계속 먹는다. 어떤 이는 식탐이 건강의 증거라며 내 편을 들어주지만, 부끄럽다. 많이 먹은 탓에 얼굴에 살이 올라 보기에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은 필경 뱃살, 나아가 내장 비만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 하나님 주신 몸, 잘 관리하는 것은 내 책임이다. 너는 꿀을 보거든 족하리만큼 먹으라. 과식함으로 토할까 두려우니라. (잠언 25:16)

적당한 운동

둘째, 적당한 운동을 하겠다. 뱃살 제거는 물론 근육 유지를 위해서 필요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주 1회 정도 골프, 주말 산행이나 걷기 이외에 별로 하는 운동이 없다. 코로나 2년간은 아내와 주말에 걷기 길을 많이 찾았는데, 코로나가 물러가는 듯한 작년 후반기부터는 확 줄었다. 또 주 1회 정도 걸어서 출근하기로 하고 있지만, 작년 후반기부터는 이마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역시 3년 전쯤 구입 해 저녁에 제법 했던 러닝머신 걷기도 지난 1년간 이 층 거실에 모셔놓고 있는 상태다. 반성하며 원상회복을 다짐한다. 더불어 아령과 팔굽혀펴기, 스쾃 운동도 횟수를 늘려가며 빠짐없이 할 것이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殿)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니라. (고린도전서 6:19)

성경 읽기로 하루 시작

셋째, 하루를 성경 읽기로 시작하겠다. 지금까지 마음가짐은 그랬지만 제대로 못 했다. 새벽예배에서 돌아오면 다른 책이나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 2회 독을 목표로 하는 성경 읽기 횟수를 채우기 위해 몰아서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읽는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에 적용하지 못했다. 이제부터는 하루를 무조건 성경으로 시작해 다만 몇 장이라도 읽고 다른 책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겠다. 확실한 실천을 위해 20년간 읽어왔던 표준새번역 성경과 개역개정판 성경을 모두 활자가 큰 책으로 바꿨다. 새 성경을 올해 각 1 독씩 마칠 것이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디모데후서 3:15)

비속어 사용금지

넷째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TV나 신문에서 정치 뉴스를 보거나 읽다가 답답한 마음에 비속어를 쓰는 경우가 가끔 있다. 사무실에 법률상담 하러 온 손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동조하기 위해 그 상대방을 욕할 때도 있다. 소위 일체감 조성 명목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목사님들이 있는 자리에서 함께 온 상담객 편을 든답시고 비속어를 사용했다. 곧 변명하고 사과했지만, 너무 부끄러웠다. 설 명절 때는 손자들 있는 자리에서 뉴스를 듣던 중 홧김에 비속어를 사용했다가 아내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아이들 앞에서 참으로 부끄러웠다. 설날을 지나며 다시 다짐한다. 아무리 상대의 비위를 맞춘다거나 속으로 화가 나도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오히려 감사하는 말을 하라.(잠언 4:24)

휴대전화 대신 책

유재풍 변호사
유재풍 변호사

다섯째 휴대전화 사용을 절제하고 책과 친해지겠다.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을 휴대전화에 들였다. 뉴스, 인물, 지식 등 궁금한 것을 찾고, 음악, 스포츠, 영화도 즐길 수 있는 등 편리한 게 많아서다. 또한 십여 년 전 〈페이스북〉을 시작한 이래 점점 더 몰입도가 높아졌다. 한 주에 한두 개 이상 글을 올리고 '좋아요' 나 댓글을 올린 이들의 글이나 사진에 같은 표시를 한다. 잠자다가 중간에 깨서 잠이 안 오면 다른 사람이 올린 것을 본다. 이러니 자연 휴대전화에 매이게 된다. 시간도 많이 들고 눈도 나빠졌다. 책 읽는 시간이 줄어, 작년에 겨우 25권밖에 읽지 못했다. 확실히 휴대전화와 멀어질 것을 다짐하면서, 설 명절 기간 1,800여 페이지 되는 세 권짜리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었다. 자기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잠언 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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