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롯데바이오캠퍼스 조감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캠퍼스 조감도/롯데바이오로직스

충북도가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공들인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치 계획이 무산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일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청 송도국제도시에 사업비 3조7천억 원 규모의 위탁개발생산(CDMO) 투자 의향서를 전달했다.송도는 바이오 인프라, 원·부자재 조달 및 수입·수출, 인재 확보 측면 등에서 오송보다 유리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기존 위탁 생산을 뜻하는 CMO에 '개발'을 더한 CDMO 사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등 전 세계 제약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충북도가 CDMO 후보지로 제시한 오송3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농림부 개발 규제로 지연되는 등 롯데의 투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치에 실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오송은 SD바이오센서,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등 16개 국내 주요 제약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복지 국책기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카이스트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타운 조성 등 산·학·연·관이 집적된 국내 최고 수준의 바이오 클러스터 인프라를 갖췄다.결국 농림부가 규제를 풀고 오송3산단 개발에 동의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봤다.

롯데는 2020년 바이오 CDMO를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선정했다.이를 위해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했다.이원직 대표는 올 상반기 CDMO 후보지가 선정되면 하반기 중 36만ℓ 생산 규모 공장을 착공, 2025년 준공과 함께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고 2027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충북도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치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오송·오창 바이오 클로스터 중심지 조성 사업이 늦춰지거나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충북도 관계자는 "오송3산단 조성이 늦어지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 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직 100% 송도로 최종 결정된 건 아니다.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오송3산단은 2018년 국토교통부 예비 지정을 받았지만 농지 전용 부동의 등 정부의 개발 규제로 5년째 사업이 겉돌고 있다.농림부는 앞서 지난 2일 오송3산단 전체 개발 면적의 90% 이상이 농업진흥지역이라며 충북도에 부동의 입장을 통보했다.충북도는 쌀이 남아도는 현실에서 농업진흥지역 유지를 고집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규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충북도는 아쉽지만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하지만 정부의 개발 규제가 더 이상 지역 개발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지방 정부에 규제 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지방 정부는 하나로 뭉쳐 지역 개발의 걸림돌인 규제 개혁에 더욱더 속도를 내도록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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