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원감축 저지' 기자회견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교원감축 저지' 기자회견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정부의 공립 교원 정원 감축을 놓고 교육계 반발이 거세다.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정부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한 2009년에도 정원을 동결했을 뿐 줄이지 않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3월 신학기부터 적용되는 교원 정원은 총 34만2천388명으로 전년보다 2천982명 감소했다.정원 감축은 퇴직자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올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신규로 뽑는 공립 초등 교사와 유치원 교사는 각각 3천561명과 422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97명, 157명 줄었다.서울 초등 교원은 2022년 216명의 절반 수준인 115명 증원에 그쳤다.공립 중·고등학교 교과 교사 선발 인원은 488명 늘었지만 비 교과 교사 정원은 1천190명으로 전년 3천24명보다 1천834명이나 감소했다.특수·사서·보건·영양교사 등 비 교과 영역 교원 확보율은 법정 정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정원 감축은 인구가 느는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초등 79명, 중등 253명 등 전체 교원의 10%가 넘는 332명이 감축된다.청주 등 시 지역 대규모 학교의 과밀 학급이 늘고 농산촌 작은 학교는 교사 정원이 줄어 순회 수업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등학교는 학생 수가 1천220명 증가해 지난해보다 40개 이상 학급 수가 늘어야 하지만 중등 교원이 감원되면서 21개 증가에 그쳐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이를 두고 '백년대계인 교육에 경제 논리를 적용해 칼을 댔다.학령 인구가 감소해 교원을 줄이겠다는 단순 논리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라는 비판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원 수 감축을 당연하다'는 현실론이 맞선다.

교육계는 거세게 반발했다.정부가 '교사 1인당 학생 수'의 통계 수치에 따라 정원 감축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비판했다.오히려 학급 당 학생 수와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선진국보다 높아 교원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실제로 2019년 기준 초등학교 학급 당 학생 수와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각각 23명과 16.6명으로 OECD 평균 21명과 14.4명보다 많다.2021년 기준 초등학교 19%가 과밀도학급으로 조사됐다.

충북도교육청은 정원 감축으로 행복자치미래학교 9곳의 학급 당 학생 수를 현재 20명에서 27명으로 상향할 계획이다.청주 성화초, 한솔초, 수곡중 학부모회가 이에 반발해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만큼 공립 교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미래 인재 양성은 양질의 교원과 충분한 교원 수를 확보해야 이룰 수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교원 정원 감축 피해를 최소화하고 학생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 맞춤형 지역 대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키워드

#사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