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새해 새봄을 여는 입춘(立春)이 지났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다. 보통 양력 2월 4일에 해당한다. 추운 겨울이 물러난 자리에 따뜻한 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봄날을 담은 햇살이 일상으로 찾아와 지친 심신을 녹여준다.

코로나19가 발현한지 3년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그동안은 얇은 천조각 하나로 입을 가리면서 일상을 보내야만 했다. 코로나19 초창기에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으며 전국 곳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실랑이도 끊이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만 했던 시기도 있었다.

코로나19 속 사기범죄도 극성을 부렸고 감염증에 걸렸다고 정해진 기간동안 자가격리를 해야만 했다. 대신 그 댓가로 생활지원금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서 빠르게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불청객과는 이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종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도 진행형이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 속 감기처럼 곁에 두고 살아가야만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하다 싶더니 요즘은 다른 불청객이 한숨을 쉬게 하고 있다. 바로 물가 상승이다. 외식물가부터 공공요금까지 치솟으면서 가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말 그대로 '월급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현실이다.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인상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민 연료' 등유는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8% 올라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는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기여도가 0.27%포인트로 지출 목적별 12개 부문 가운데 가장 컸다.

입춘이 지났으니 절기상으로 보면 봄이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봄을 만끽해야 하지만 물가 고공 행진 속에 체감 온도는 더 춥게만 느껴진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와닿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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