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행동을 거울처럼 똑같이 따라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얼룩이지면 얼룩을 보고자란 자녀도 얼룩이 진다. 잘못된 양육방식은 복사를 통해 그대로 자녀에게 이어진다.

절에서 한 어머니가 아이에게 스님한테 인사하라고 시켰다. 그런데 아이가 쭈뼛거리며 인사를 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인사 안 하냐며 아이를 타박했다. 그걸 보고 스님이 말했다.

"어머니는 왜 저에게 인사하지 않으세요?"

아이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아이에게 본이 되는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에 큰 기대를 하지만 가장 큰 규칙을 간과한다.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라는 것이다. 부모가 원본이면 아이는 복사본이다. 내 아이가 남다른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부모의 생각과 가치관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그림 '모나리자'는 전시 목적으로 운반할 때 보험금만 1,300억 원이다. 그림의 가치를 따지면 판매가는 상상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인쇄소에서 원본과 똑같이 만든 복사본은 액자까지 합해서 13만원에 불과하다. 원본과 복사본은 비슷해 보이지만 결코 가치가 같을 수 없다.

그렇다면 내 자녀를 '원본으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복사본으로 키울 것인가?' 자녀라고 해서 부모가 자신의 생각대로만 양육한다면 아이는 기성세대의 복사본 밖에 되지 않는다. ?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아이의 문제는 부모의 문제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히고 더욱 지혜롭게 변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엄격히 관리하면 아이의 관리능력을 떨어진다. 우리는 아이에게 적절히 자유를 주어야 한다.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부모 스스로부터 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이를 한 그루의 나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주면 아이는 훌륭하게 자랄 것이다. 한 나무를 길러서 쓸 만한 튼튼한 재목이 되려면 20여년 공을 들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인간도 적어도 20여년 온갖 정성을 들여야 쓸 만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나무는 토양이 깊고 유기질이 풍부해야 잘 크듯이 인간은 가정이 건전해야 잘 커나갈 수 있다.

과욕은 금물이다. 자칫, 거목을 분재로 키운다. 제 때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 주고, 벌레를 잡아주고,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면서 감사하면 된다. 절대로 옆의 나무와 비교하지 말고 제 빛깔로 향기로운 꽃이 피게 하여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지원군이 되어 아이의 성장 길목마다 그를 위해 아낌없이 박수쳐주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 부모의 긍정적인 말 한마디와 무한한 믿음과 격려를 아이는 오랫동안 기억하며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자식은 내 소유물이 절대로 될 수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아이들, 자식이 잘되는 일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고도 늘 부족해 하는 것이 우리네 부모의 마음이다.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 찾아주어야 하며 자존감과 자부심을 길러줘야 한다.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아이를 위해 보호자가 아닌 코치가 되어야 한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부모는 자식이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그러기에 부모는 자식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고 어떻게 가르쳐야 '복사본이 아닌 원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다함께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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