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 1960~1970년대 산아제한 표어다. 1960년대 여성 1명당 평균 출산율이 6.1명, 1970년대는 4.53명이었다. 토마스 맬서스 인구론(인구는 기하급수적,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인류는 굶주림으로 파멸한다는 이론:1798년)이 정부나 학자로부터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산아제한이 급선무였다. 급기야 정부는 가임여성 가정을 방문해 피임약을 공짜로 나눠주는 등 출산 억제 대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 당시는 이농과 공업화 진행으로 자녀와 노동력의 등식이 허물어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이런 현실과 정부 정책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산아제한 정책은 다소 성공을 거뒀다. 1955년 이후 인구 증가율 3%까지 증가시켰던 베이비 붐(baby boom) 세력이 크게 약화했다.

이제 인구 증가가 아닌 감소에 따른 불안과 불확실성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생산가능인구 급감과 고령 인구 급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미 벼랑 끝에 와 있다. 출산율을 높이지 않으면 대재앙이 우려된다. 촘촘하고 치밀하게 짜인 사회구조가 좀 슬고 엉켜 최악의 경우 국가와 사회 존립이 불확실하다.

정부는 2005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장은 대통령이고 부위원장은 장관급이다. 이후 2021년까지 저출산 대응을 위해 280조 원이 들어갔다. 많은 업체는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결혼/출산장려금 등 각종 혜택으로 정부 정책에 부응했다. 효과가 미미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셈이다.

김동우 논설위원
김동우 논설위원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예상 평균 출생아 수)이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2021년에 이어 연속 최하위다.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충북:0.87)이고 출생아 수는 24만 9,천명이다. 여성 1명이 1명도 낳지 않은 셈이다. 출산율 1.3명 미만을 '초저출산'이라 한다. 한국은 2002년 1.28(신생아 수 49만)명을 기록해 초저출산 국가로 진입했다. 1명 이하로 출산율 하락은 2018년 이래 5년째다. 출산율 1명 미만 국가는 OECD 38개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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