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조혜경 풀꿈환경재단 이사

매년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로 기념된다. 여성의 생존권과 참정권을 위해 연대 투쟁한 여성노동자들의 업적을 기리고 새로운 여성이슈를 사회의제로 제시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올해 세계 여성의 날을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는 해로 기념하였다. 제38회 한국여성대회의 이름으로.

매해 3월이 되면 여성이슈가 주요의제로 부각된다. 올해 UN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양성평등을 위한 혁신과 기술'이라는 주제로 디지털 분야에서의 성 격차 해소, 온라인에서의 성폭력 추방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였다. UN 여성에 따르면 기술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기술자의 여성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22%에 불과하고, 인공지능 시스템 133개에 대한 글로벌 분석결과 44.2%에서 성차별성이 드러났으며 125개국 대상 언론인 설문조사 결과 73%의 여성 언론인이 업무과정에서 온라인 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여성들이 기술의 진전 과정에 막대한 공헌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소대표성, 디지털접근성의 차이 등으로 인해 기술의 개발 및 활용, 향유 과정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있다.

공정을 포용하라 #EmbraceEquity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불타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하여 출발하게 된 '세계 여성의 날' 행사는 1911년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친 최초의 여성의 날 행사로 시작되어 현재는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성취를 기념하는 세계적인 날로 전환· 운영되고 있다. 국제 여성의 날 커뮤니티로 운영되고 있는 세계 여성의 날 플랫폼(IWD)의 2023년 성평등 촉진 행동은 '공정을 포용하라'는 캠페인으로 단일화되었다. 우리는 모두 평등을 말하지만 실상 기회의 균등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 평등이 항상 공정하지만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대화를 장려하고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한 각자의 상태와 상황을 고려하여 포용과 공평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이것이 2023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지금 당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맞은 2023년, 38번째 한국여성대회는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는 주제를 갖고 연대의 힘으로 성평등 정책의 퇴행을 막아서자는 목표의식을 갖는다. 여성가족부의 폐지, 성평등정책의 퇴조, 여성정책의 인구가족정책화 등은 이러한 위기의식에 불을 지피는 소재거리이다. 또한 매년 발표하는 성평등 디딤돌, 걸림돌 상은 현재 우리사회가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가 된다. 2023년도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상은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책임인정 판결,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확장, 해군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파기 환송심, 지역·여성·청년 페미니스트 정치의 가능성을 열어낸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관련 연대가, 성평등 걸림돌 상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처벌받았음에도 사과와 반성없이 지속괴롭힘을 가하는, 전화 안 받았다면 스토킹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성차별적인 노동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의지 없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조직문화 개선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무책임과 혐오 선동하는, 책무 방기하여 여성 건강권 외면한 기관, 단체, 정부 등으로 특정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연대의 힘은 좋은 방향으로 힘을 결집하여 나아가게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자 효과적인 도구라는 것이다. 100년전 여성들이 했던 것처럼

조혜경 풀꿈환경재단이사
조혜경 풀꿈환경재단이사

2023년 현재 우리는 5,100만의 인구, 0.780의 합계 출산율, -0.4%의 경제성장율을 가진 나라이며 여성의 52.9%가 경제활동과정에 참여하고 성별 임금격차는 30.2%로 남성임금 대비 여성비율이 69.8%에 불과하다. 남녀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율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가사 분담율은 남성 0시간 52분, 여성 2시간 58분으로 최대 126분의 시간적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여성의 발전이 사회적 평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사회적 불평등이 경제적 불안과 지속가능한 미래의 위험요소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가? 어제와 같은 오늘이 내일까지 연결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어제의 오늘이 생존권과 투표권의 실질적 보장이라고 한다면 내일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투자이자 가치부여, 권리의 향유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이 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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