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제역 소 살처분 관련 자료사진 . /중부매일DB 
구제역 소 살처분 관련 자료사진 . /중부매일DB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방역대를 벗어나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국내 구제역은 2019년 1월 경기도 안성과 충북 충주에 이어 4년여 만에 발생했다.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서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가축 전염병이다.치사율이 1%에 불과해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전염성이 강해 한 마리 만 감염돼도 같은 농장 우제류는 모두 살처분한다.

지난 10일 청주시 북이면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10일 3곳에 이어 11일 1곳, 12일 1곳 등 불과 3일 만에 인근 농가 5곳으로 퍼졌다.방역 당국은 이들 농가에서 키우는 소 545마리를 살처분하고 방역대 농장 48시간 이동 제한, 농장 출입 통제 등 긴급 차단 방역에 나섰다.구제역 감염 농장과 반경 3㎞ 방역대 안에는 232농가가 4만여 마리의 소, 돼지, 염소를 사육하고 있다.

방역 당국의 차단 방역에도 구제역은 청주에서 멈추지 않았다.지난 14일에는 북이면과 인접한 증평군으로 번졌다.이날 오후 도안면 한우농가에서 입안 궤양 증상을 신고해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인됐다.이 농가는 최초 발생 농가와 12㎞ 이상 떨어져 방역 당국을 당황스럽게 했다.방역대 위주의 차단 방역이 실패한 것이다.

구제역 백신 효능에도 의혹이 제기됐다.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6개 농가는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해 방역 당국을 당혹게 했다.방역 당국은 방역대를 벗어난 구제역 발생을 우려해 청주·보은·괴산·증평·진천·세종·천안 등 청주 주변 7개 시·군 추가 백신 접종과 방역 소독, 예찰 활동을 강화했다. 우제류 이동 중지 명령도 청주시 전체로 확대하고 기간도 6월 2일까지 3주 연장했다.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국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방역 당국은 2019~2020년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분리주와 상동성(98.8%)이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2017년과 2019년 국내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와는 유전형이 같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상동성(94.7~96.3%)을 보였기 때문이다.상동성은 같은 종이나 다른 종 사이에 존재하는 유전자 및 단백질의 유사한 성질을 말한다.방역 당국은 국외 유입이지만 국내에서 접종하는 구제역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추가 백종 접종을 서두르기로 했다.

백신은 코로나19처럼 구제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호신이다.백신을 접종하면 항체 형성률이 97%에 이른다.그래서 구제역은 자연 재해가 아닌 인재로 분류한다.구제역 발생 농가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누락해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구제역은 한 번 발생하면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우제류 농가는 보상을 떠나 백신 접종 매뉴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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