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대병원 전경 / 중부매일DB
충북대병원 전경 / 중부매일DB

충북의 의료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특히 충주와 제천, 단양 등 충북 북부권의 의료 서비스는 재앙 수준이다.북부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은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진료가 필요한 데도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의 비중을 가리키는 '의료 이용 미충족 현황'을 보면 충주는 14.2로 청주 6.8의 두 배를 넘는다.도내 평균은 8.6이다.

제대로 치료하면 살릴 수 있었던 죽음을 의미하는 '치료 가능 사망률'도 전국 최하위권이다.2018년 충북의 치료 가능 사망률(10만 명 기준)은 37.6으로 강원(39.4), 부산(38.3), 대구(37.7)에 이어 꼴찌에서 4번째다. 서울은 30.6으로 가장 낮다.

성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더 심각하다.10만명 기준 352.6명으로 울산 355.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지역 의료계는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충북에서 연간 100여 명이 추가 사망하고 있다고 추정한다.즉 도내 북부권에 국립대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을 건립하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현재 북부권 주민들은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서울이나 강원도 원주로 원정 진료를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도내 북부권의 의료 공백을 메울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지난 1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예비 타당서 조사 대상에 선정된 데 이어 2월 16일 수행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차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KDI 관계자는 충주시에서 간담회를 열고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설립 계획과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이어 충주분원 예정지인 대소원면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를 둘러봤다.KDI는 약 8개월간 타당성을 조사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다.

충주시는 충주분원에 사활을 걸었다.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 분원이 설립될 경우 병원 터와 플러스 알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조 시장은 "충주분원 예비 타당성 조사는 북부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북부권 주민도 88%가 충주 분원 건립을 찬성해 힘을 보탰다.

지난 16일에는 충주 충북대병원 건립 추진 발대식이 열렸다.조명찬 추진단장(심장내과 명예교수)은 "북부권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낌없는 노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충주분원 설립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무엇보다 현재 25%인 정부의 사업비 지원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충북대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전문인력도 확보해야 한다.충북대병원 충주분원은 주민 생명을 다루는 사안이다.정부는 경제성보다 충주분원의 공공 기능에 가중치를 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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