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 둔화됐지만 위축된 경기 부담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한국은행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로 떨어지면서 한은 목표 수준에 부합한 데다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p)를 조정 없이 만장일치 동결했다. 지난 2월, 4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p(한국 3.50%p·미국 5.00∼5.25%p)로 유지됐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5~5.25p%로 0.25%p 인상했다. Fed는 다음달 13~14일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피벗'(금리인하로 정책 전환) 시기에 더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올해 4분기 내지 내년 1분기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시점에서는 금리인하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방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3.5%p 유지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IT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 정도 ▷국내외 금융안정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을 점검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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