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학 목원대 총장과 김욱 배재대 총장을 비롯한 두 대학 관계자가 지난 5월 22일 배재대 국제교류관 아트컨벤션홀에서 '글로컬대학 30 추진 선포 및 대학 통합교육 추진을 위한 글로컬대학 공동추진계획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대학들의 '담대한 혁신'을 위한 '액소더스(exodus)'가 시작됐다. 교육부가 지난31일로 마감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혁신기획서)에 108개 대학이 통합과 연합 형태를 포함한 '담대한 혁신'을 담은 도전장이 접수됐다.

대전 지역에서는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을 추진하는 도전장을, 목원대와 배제대, 우송대와 대전보건대 등도 연합운영 전선을 내세운 '담대한 혁신'을 전제로 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컬대학 30'은 200여개 지방대학 가운데 '담대한 혁신'을 제시한 대학 30곳을 선정해 정부가 대학 당 1천억 원을 지원하는 통 큰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매년 5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사업이라 대학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업에 선정되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역의 반응도 속속 나온다.

충청교수연대회의 정세윤 충남대 교수에 따르면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 30'의 중대한 과제로 지역대학이 안고 있는 당면한 어려움을 단지 대학들 간의 경쟁만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면 결국 선정 이후에 공교육에 대한 기본역량이 상당히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교수들과의 많은 논의와 교육부의 방향성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경종을 울렸다.

교육당국은 올해 글로컬대학 10곳을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예비지정은 15곳 내외가 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관점은 정부의 평가기준이다. 이번 사업의 경우 그동안 정부가 대학 평가에 주로 활용돼온 정량지표(신입생 충원율, 재정지표)가 아닌, 혁신성(60점), 성과관리(20점), 지역적 특성(20점) 등 3개 지표에 대한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여기에 지역적 특성의 경우 RISE 시범지역(경남, 경북, 대구, 부산, 전남, 전북, 충북) 대학은 10점을 우선 획득한다는 점이다.

이번 글로컬대학 30 사업은 교육당국이 구조조정의 공을 지자체에 다시 넘기는 형국이다. 대학의 생존 능력은 지역의 산업 수요와 연계, 혁신역량 발휘에 있다. 모니터링은 지자체가 담당한다. 소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이다. 실제로 '라이즈·글로컬대학 30'에 선정될 경우 대학의 재정지원사업 예산은 교육부가 내지만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 일반 재정지원이나 연구개발을 제외한 대학재정 지원사업 50%는 지자체가 담당하게 돼있다.

이에 RISE 시범운영지역에 탈락한 대전시는 지난30일 발빠른 대처에 나섰다. 대전형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성공적 추진과 글로컬대학 육성위한 대전시, 대전시교육청, 지역대학,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이하 연기협), 대전상의 등 5개 기관과 협력을 약속했다.

이제 시작이다. 지역대학들이 기획서 제출을 완료하면서 7월 발표될 첫 번째 관문인 '예비지정'에 몇 곳의 대학들이 포함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비지정 대학은 9월초까지 실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본 지정 평가를 갖고 10월 최종결과를 발표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