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당 903.82원 수준… 2015년 6월 26일 이후 최저
엔테크 수요자 급증…환전 5배 늘고 예금도 40% 불어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최근 주식과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해 새로운 투자처 찾던 중 엔화 사들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원·엔 환율 크게 떨어진다는 소식에 가격이 낮을 때 사뒀다가 올랐을 때 팔아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해서다."

충북 청주시 분평동에 사는 사업가 A씨(46·여)는 최근 일본 엔화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역대급 엔저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테크(엔화+재테크)' 수요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환전 규모가 작년 이맘때보다 5배가량 늘어난 데다 엔화 예금도 40% 가까이 불었다.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 26일(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천700만엔(약 2천732억 원)으로 4월보다 73억2천800만 엔 증가했다.

고객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 엔을 훌쩍 넘어섰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62억8천500만 엔) 4.8배 수준이다.

4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 15일 기준 8천109억7천400만 엔으로 지난해 6월 말 잔액 5천862억 3천만 엔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엔저' 원인은 미국과 유럽 등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상된 금리를 유지하는 등 통화 긴축 기조를 가져가는 반면 일본이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당분간 엔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엔저 추세가 이어져 원·엔 환율 경우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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