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가 이끈 충북도 민선 8기 1년에 대한 평가가 냉랭하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김영환 지사가 보여준 첫 행정에 대해 지역사회가 내린 성적표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지난 22일 열린 '김영환 지사 도정 1년 평가토론회'에서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김 지사의 도정 1년에 대해 '낙제점'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지방행정·환경·문화예술·여성·사회복지·노동·교육 등 7개 분야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평가는 부정 일색이었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영환 지사의 지난 1년은 '구설의 1년'이었다"고 일축했다. 이 처장은 "친일파 발언, 제천 산불 당시 술자리 논란, 황제식사 논란 등 도지사의 말실수와 구설로 피로도가 높은 최악의 도정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년이었고 4년 같은 1년이었다"고 악평했다. 특히 핵심공약을 겨냥해 "강, 호수를 넘어 도시와 산까지 충북 전역을 통째로 개발하겠다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9조원이 넘는 개발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들은 김 지사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남은 임기 3년동안에는 ▷설익은 아이디어 말고 완성형 정책 추진 ▷도민 공론화 과정을 선행해 독단적 행정 차단 ▷괴산출신, 청주고·연세대 출신 등으로 통하는 학맥·인맥에 얽매인 불공정한 인사 중단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생 정책 마련 등을 하라고.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들이다. 도민들의 평가를 외면해선 안된다. 듣기 싫은 말이라고 듣지 않을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막무가내로 추진할 수도 없다. 그것이 충북도지사 자리의 무게다.

김 지사의 전국 하위권 지지율도 지난 1년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매달 전국 광역지자체장 지지율을 조사·발표하는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이뤄진 조사에서 김 지사는 49.8%의 지지율로 11위에 랭크됐다. 이후 지지율은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올해 2월 55.8%까지 올랐지만 지난 4월 제천 산불 당시 술자리 참석으로 43.7%까지 떨어졌다. 5월부터는 17개 광역단체장 중 10위권 내만 공개하는 가운데 김 지사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누가 단체장을 맡든 평가에 있어서는 성과와 과오, 빛과 그늘, 한계와 과제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현재에 대한 평가를 냉혹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앞으로 실수와 논란을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현실에 대한 객관적 판단 없이는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다.

행정을 처음 지휘한 김영환 지사의 시행착오의 시간은 충분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이제는 도정에 속도를 내고 완성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다. 내년 취임 2주년엔 긍정평가가 나오길 기다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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