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1,4% "청지 관심없다"… 투표 참여도는 증가세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 이우준, 조혜란, 정은호 학생들이 이효성 교수의 지도 아래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2주간 139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51.4%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갤럽이 지난 2021년 실시한 18~29세 연령층의 정치관심도 조사 수치인 전혀 관심없음과 별로 관심없음, 모름을 합한 정치 비관심층 약 47%와 비슷한 결과이다.

MZ세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 중 대표적인 것이 그들의 개인주의적 태도이다. 국가나 공동체의 안건에는 관심이 낮은데 반해, 자신들의 이익만 주장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젊은층의 정치관심도가 낮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인식은 정말 사실일까? 청년들의 정치 관심도를 살펴보자.

# 갈등, 다툼으로 점철된 정치

H씨(20대, 여)는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취준생'인 것이다. 또래 청년들의 정치 참여도가 왜 낮은 것 같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H씨는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에 대해 부정적 인상과 함께 편협한 사람일 것 같다는 편견이 생기는 것 같다"고 답했다.

모두가 행복해야 할 명절날, TV앞에 모인 가족들이 정치적 입장차로 목소리를 높이고 얼굴을 붉혔던 기억을 우리는 갖고 있다. 정치가 학생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정책에 반영하기보다는 그저 자기 정당의 입장이나 기성 세대의 목소리만을 우선시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껏 20대 청년들이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은 대부분 이런 부정적 측면이나 갈등과 다툼 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라고 배웠지만 이론과 현실의 차이 속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국 정치는 청년들의 시각에서 보면 그저 진척없이 맴도는 제자리 걸음이거나 공허한 그들만의 메아리처럼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이같은 생각을 하는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나무라기만 하는 것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 셈이다.

#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존재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젊은 층은 계속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대표적인 정치 참여 방식인 투표 참여도는 그렇게 낮지 않다. 국가적 지표체계에서 제공하는 투표율 자료를 통해서도 기존의 인식만큼 20대의 투표 참여도가 낮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대 대선까지 청년들의 투표율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청년들의 영향력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MZ세대의 영향력도 높아졌다고 말하고, 투표율도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 정치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어쩌면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뒤따르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 불확실한 사회, 헷갈리는 청년들

최근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있어요"라고 답한 청년이 50만 명에 달한다는 뉴스가 화제이다. 이에 대한 TV 아나운서의 멘트가 흘러나오던 그 때 댓글 창에는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그 중 서른네살 청년의 댓글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청년은 4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흘렀다. 이제 그 사업을 정리하고 다시 직장생활을 준비하고 있으나 취업이 거의 불가능해 막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해당 답글에는 "그 나이에 취업이 안되면 그건 당신 스펙이 낮다는 소리.", "그 나이까지 뭘 한거냐? 라는 댓글부터, 작성자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댓글 등 여러 의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었다.

그 청년은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일까? 답글에 달린 의견들처럼 청년은 노력하지 않고 헛된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대학 2년 혹은 4년, 군대 2년(남성일 경우), 직장 4년, 사업 3년의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 13년의 긴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댓글 작성자의 나이가 34세 임을 감안했을 때, 대략 20대 초반 부터 쉴 틈 없이 달려왔을 것이다. 물론 노력과 투자에 대한 진정성과 효율성을 논할 수는 있지만, 이를 차치하고라도 청년은 바람직한 '건실한 청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은 우리 사회가 흔히 '정답', '정석'으로 여겨왔던 '성공방정식'이었을 것이다.

# 쉬운 길만 찾는 이기적인 세대?

건실하게 노력한 청년들이 왜 실패와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성공이나 부를 과도하게 좆은 결과일까? 사회가 가르쳤던 방정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동안 기성세내나 우리 사회가 제시한 "노력하면 못할 것이 없다"라는 전제는 이제 더 이상 청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더 복잡해진 사회, 기술, 경제, 환경, 결혼, 정치, 소비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질문과 다른 풀이를 요구하고 있다.

MZ세대들은 독특하고 때로는 이기적이며, 기이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판단과 시각이 오늘 하루를 살아내고 내일을 기약하면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진정한 MZ세대 들에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지금이 바로 우리사회에서 세대 간 토론과 대화가 더 자주 더 많이 시도돼야할 때는 아닐까라는 생각에 공감하지 못할 청년이나 기성세대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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