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역대급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사막식물인 선인장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고사하는가 하면 연일 최대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상이변의 원인 중 하나로 우선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서태평양의 온도는 내려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된다. 올해 엘리뇨는 4년 만에 찾아왔다. 엘리뇨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지구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며 그 결과 폭우의 가능성도 매우 커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문제는 올해 엘리뇨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달 기준으로 동태평양의 온도가 평년 대비 3~4도 이상 올라가며 이른바'슈퍼 엘리뇨'라 묘사될 정도로 태평양 전체가 뜨거워지는 고온 이상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가축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소는 기온이 27℃ 이상 올라가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여 생산성이 떨어지며 젖소의 경우 산유량이 20% 이상 떨어져 농가에서는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 돼지 또한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여 경제성이 떨어지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닭의 경우에는 체온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고온에 매우 취약하여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폭염이 발생하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는 가축에게 신선한 사료와 물을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하며 사료 내 에너지 함량을 높이기 위해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은 사료를 추가로 급여해 주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사료 섭취량 증대를 위해서는 새벽과 저녁으로 사료급여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급여 횟수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기 전 축사시설을 사전에 점검한다면 가축의 더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축사에는 환기 팬을 설치하여 내부 공기흐름을 빠르게 하여 온도를 낮추고 안개 분무 시설이나 윈치 커튼 등을 설치하여 외부 온도를 떨어트려야 한다. 무엇보다 밀집 사육으로 인해 가축이 폐사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 사육 두수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배성열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질병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축사를 항상 청결히 유지하여야 하고 정기적인 소독과 백신 접종을 통해 아까바네병과 일본뇌염과 같은 모기 매개성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축이 폭염으로 인해 폐사로 이어질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각종 보험 특약을 꼼꼼히 확인한 후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가축재해 보험에 미리 가입해 둔다면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대비하고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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