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희비'… 여행수요 증가에 항공사 '뜨고' 제약 '지고'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상장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이 60.0% 넘게 급감한 반면, 운송, 자동차·부품 업종은 크게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이 급증했고, 코로나19 관련 의료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대조를 보였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중견기업 중 이달 16일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497개사를 대상으로 경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상장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은 5조9천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1조4726억원)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6천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천929억원에 비해 64.9%(1조1645억원)나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그 충격파가 중견기업들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반면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운송 업종은 지난해 영업 적자에서 올해 큰 폭의 흑자로 전환됐다. 올 상반기 운송 업종의 영업이익은 3천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359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됐다.

자동차·부품 업종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2천689억원에서 올해는 6천203억원으로, 130.7%(3천514억원)나 급증했다. 이어 서비스(2천24억원·27.8%↑), 조선·기계·설비(81억원·2.2%↑), 식음료(2억원·0.1%↑) 업종 등도 영업이익이 늘었다.

기업별로는 제주항공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천34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도 685억원 적자에서 1천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국내외 항공 수요가 폭발한 덕이다.

항공사뿐 아니라 호텔·리조트 업체들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난티, 파라다이스, 다원시스 등의 기업들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대로 코로나 팬데믹의 대표 수혜주였던 씨젠은 올 상반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씨젠은 작년 상반기 2천127억원 영업 흑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234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진단 키트 판매로 영업이익이 폭발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실적이 고꾸라진 것이다.

이어 불소화합물 제조사인 후성도 지난해 상반기 830억원 영업 흑자에서 올 상반기 20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충남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전자제어장비 제조사 티에스이도 548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이밖에도 인탑스(938억원 적자), 심팩(744억원 적자), 원익IPS(695억원 적자)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