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자원순환에 대한 국민적 참여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9와 6은 거꾸로 하면 같은 숫자이다. 2009년 환경부는 순환의 의미를 살려 이 날을 자원순환의 날로 제정하였다.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자원순환의 의미는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제 15회 자원순환의 날, 자원의 소중함과 순환의 중요성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말, 청주에서는 쓰레기 대란을 시민의 힘으로 막아내기 위한 노력이 펼쳐졌다. 100일간의 실험과 100일간의 실천 프로그램이었다. 2021년 9월 6일에는 아이스팩 시민행동과 함께 쓰레기줄이기 청주시민실천단(쓰줄천사단)을 발족하였다. 1058명의 시민이 실천단에 결합하였다. 이중 850명이 3500개의 안쓰는 아이스팩을 광장으로 가지고 나와 '쓰레기 OUT' 퍼포먼스를 펼쳤다. 2022년에는 쓰레기줄이기 녹색실천네트워크를 발족하였고, 9월 6일 첫 번째 청주자원순환한마당을 개최하였다. 녹색실천네트워크에는 현재 157개의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2023년 9월 6일, 녹색실천네트워크는 청주새활용시민센터에서 두 번째 청주자원순환한마당을 개최하였다. 자원순환한마당은 1년 단위로 추진되는 쓰레기줄이기 청주시민실천사업 프로세스 중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행사이다. 활동사례 발표대회, 기념식과 시상식, 자원순환포럼과 다양한 체험문화행사로 구성되었다. 발표대회에서는 자발적으로 진행한 30건의 쓰레기줄이기 실천사례들을 패널 전시와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소개하였다. 포럼에서는 10명의 사람들이 '슬기로운 플라스틱 사용법'을 주제로 토크쇼를 펼쳤다. 체험행사에서는 안쓰는 의류를 교환하는 21%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자원'이란 인간의 생활 및 경제 활동에 필요한 물질을 말한다. '폐기물(쓰레기)'이란 필요하지 않게 된 물질을 말한다. 자원을 버리면 쓰레기가 되고, 쓰레기도 모으면 자원이 된다. 반대말처럼 쓰려지는 두 단어는 사실 같은 존재이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복원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순환이다. '자원순환'이란 '활용 후 자원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며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새활용해야 한다. '자원순환사회'란 자원이 순환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는, 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되는 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 자원순환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면, 1980년대 폐기물 안전처리 중심에서 1990년대 이후 재활용 촉진으로, 2천년 중반 이후 자원의 순환으로 진화해 왔다. 자원순환정책이 본격화 된 것은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 시행과 제1차 국가자원순환기본계획 수립부터이다. 법률은 감량-재사용-재활용-에너지회수-안전처리 등 자원순환의 기본원칙과 정책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하고 있다. 기본계획에는 '자원의 선순환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실현'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2027년까지 폐기물발생량을 20% 줄이고, 순환이용률(실질재활용량)은 82.0%로 늘이고, 최종처분율은 3.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이다.

하지만 2021년 우리나라는 1년에 1억9738만톤, 하루에 약 54만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발생된 폐기물은 86.6%가 재활용으로, 5.3%가 매립, 5.0%가 소각, 2.8%가 기타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몇 년간의 추세를 살펴볼 때 폐기물 발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재활용률은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실질재활용율이 71%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매일 15만톤 가량의 폐기물이 자원으로 회수되지 못하고 소실되고 있는 셈이다. 소실된 폐기물은 결국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 온실가스로 변질되어 돌아온다는 것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2023년 자원순환의 날 주제는 '지구를 지키는 좋은 습관, 바이바이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다 같이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자원이 순환되는 세상을 위해 '과연 플라스틱이 문제인지,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문제인지' 함께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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