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식량안보 위기와 더불어, 농업이 전세계 인플레이션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차 부각되며, 이제는 농업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농업은 공익적 기능과 더불어 국가안보와 밀접한 식량안보, 글로벌 농산물 시장의 확대, 도시와 농촌의 교류 증가 및 귀농·귀촌, 농업의 식품산업화, 6차 산업화, 그리고 스마트 농업의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충북은 산수가 뛰어나고 농업인구도 적지 않은 지역이지만, 65세 이상 농가 수가 60%를 넘고 있으며, 높은 농가부채 및 전국 하위 수준의 농가소득으로 농업에 대한 새로운 활로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변화를 인지하고 지속 가능한 충북의 미래 농업 전략이 필요한데, 농업의 국제화가 그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충북 지역 농산물의 생산을 넘어 혁신과 지속가능성, 글로벌 시장 공략과 같은 새로운 접근으로 농가소득 증대 및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이러한 농업의 국제화와 관련된 몇 가지 사례이다. 경북의 영천시는 한약재 수입 1위 품목인 감초(甘草)를 그 기원지인 중앙아시아 키르기즈공화국에서 직접 생산 및 가공·유통을 통해 국내 최대 약초시장의 기반을 확충했다. 또한, 감초의 안정적인 수요 충족을 통해 약초 종합처리장의 활성화 및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키르기즈공화국과 농업기술 교류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내 농장(Indoor farms)은 탄소 생태발자국(carbon footprint)을 현저히 줄이면서 운영하는 수직농법(垂直農業, vertical farming))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산학연계 연구를 통해 생산과 판매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와고엔(和園)이라는 농업기업은 2006년에 현지법인 'OTENTO 태국'을, 2007년에는 'OTENTO 홍콩'을 세웠다. 태국에서는 와고엔의 생산·관리기술을 제공하여 바나나와 망고를 생산하고 있으며, 홍콩에서는 방문판매와 택배를 합쳐 놓은 새로운 서비스로 성공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 농업 부국인 네덜란드는 아프리카에서 꽃을 재배하고, 이를 수입하여 포장한 뒤, 즉시 전 세계로 수출하는 글로벌 원예 농업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스마트 팜을 중심으로 전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이 되었다.

필자는 최근 스마트팜 등 충북의 농업을 연구하면서 나름대로 현재까지의 관심과 고찰을 통해, 충북 농업의 국제화 전략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새로운 첨단 스마트 농법의 도입과 인재 양성 등을 통한 농업의 첨단화가 요구된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농업이 과학 및 경영과 접목되어야 한다. K-스마트팜 전략을 통한 해외 기술교류, 청년 창업농의 육성, 적지적작(適地適作)의 종자개량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으며, 중앙 및 지방 정부는 이러한 부문에 적절한 예산을 배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농업 브랜드의 구축 및 새로운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수출 품종의 개발, 새로운 해외 생산단지의 개척, 농업 ODA 전략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셋째, 새로운 농업 플랫폼과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기업, 대학, 정부, 연구소 등이 상호 협력하여 첨단 기술을 접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이렇게 생산된 농산품을 용이하게 글로벌 시장에 수출될 수 있는 유통구조가 절실하다. 넷째, 농업관련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친환경농업 등 ESG 철학과 더불어, 농촌의 생활 여건과 경영 여건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더욱 살기좋은 농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충북 농업의 국제화를 통해, 농업이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으로서, 과학과 경영을 접목하여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결국 충북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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